(분석)신 사장 고소..'차기 주자' 갈등설 급부상

라 회장 vs. 신 사장 갈등설 주목
"순수 개인 비리 고발일 수도"
지주 회장, 사장 동시 조사 받게 돼

입력 : 2010-09-03 오전 9:28:00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신한은행이 전 행장이자 현 신한지주(055550) 사장인 신상훈 사장을 검찰에 고소한 사건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신한금융 내 후계 구도와 관련된 갈등설부터 배임 등 신 사장의 개인적 비리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 "950억 등 배임, 횡령 혐의로 고발"
 
2일 신한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신 사장의 친인척 관련 여신에 950억원의 부당대출, 15억원 횡령 등의 루머를 확인하기 위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은행이 전 행장이자 금융지주사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 전날(1일) 열린 신한금융 창립 9주년 기념식에서 신상훈 사장이 기념사를 읽고 있다. 신한은행은 2일 신 사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신 사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출은 여신 관련 위원들이 결정하며, 행장은 결제선 상에 없다"며 "불법 대출은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위법 사항은 없으며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 차기 주자 갈등설
 
금융권에서는 라응찬 회장과 신 사장 간의 갈등설 얘기가 나돌고 있다. 신한지주 후계 구도를 놓고 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손을 잡고 반대편에는 신 사장이 있다는 전제다.
 
올해 일흔이 넘은 라 회장이 후계자로 그룹 내 2인자인 신 사장을 점쳐왔지만 신 사장과의 갈등이 커지면서 검찰 고발에 이르게 됐다는 얘기다.
 
라 회장과 신 사장간의 갈등은 얼마전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제기한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논란과 관련이 있다. 당시 정치권이 이런 내용을 알게 된 배경에 신 사장이 관련 내용을 먼저 정치권에 전달했다는 얘기다.
 
신 사장이 해임되면 최영휘 전 사장에 이어 임기를 채우지 못한 두번째 사장이 된다. 최 전 사장은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 재일교포 주주 지분을 둘러싸고 라 회장과 갈등을 빚어 해임됐다는 얘기가 있었다.
 
◇ 지주 회장, 사장 동시 조사 받게 돼
 
금융권의 한 인사는 "순수 개인 비리 차원일 수 있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 인사는 "어쨌든 회장은 사장보다 높은 자리"라며 "주주나 이사회를 통해 해임결정을 할 수도 있는데 개인 비리가 심각한 수준이다보니 결국 검찰 고발까지 간 것"이라는 분석을 내렸다.
 
검찰은 조만간 담당 수사 부서를 정하고 사실 확인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이미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사 중이어서 신 사장 검찰수사까지 벌어지면 지주 회장과 사장이 동시에 당국과 검찰 조사를 받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신한금융의 대외 신인도 하락 역시 불가피하다.
 
신한금융그룹은 재일교포 등 외부 사외이사와 일정을 조율 후 다음 주 중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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