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고은하·전연주 인턴] 서울시민 10명 중 3명은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부동산문제 해결'을 꼽았다. 이어 일자리창출과 경제성장 순이었다. 또 서울시민 10명 가운데 5명은 문재인정부 5년을 '40점 미만'으로 평가했다. <뉴스토마토>가 서울시민 2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결과다. 서울시민들은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와 경제실정 등에 분노, 마음을 굳게 닫았다.
본지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간 서울역과 여의도, 종로, 강남, 광장시장 등을 찾아 시민 200명을 직접 만나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오는 3월9일 치러질 20대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시민들이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지목한 건 부동산문제 해결이었다. 200명 중 70명(35.0%)이 부동산을 꼽았다. 이어 일자리창출(40명, 20.0%), 경제성장(36명, 18.0%), 코로나19 위기극복(32명, 16.0%) 순으로 집계됐다. 검찰개혁 등 개혁과제 완수는 11명(5.5%), 기타 또는 잘모름은 7명(3.5%), 한반도 평화는 4명(2.0%)이었다.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도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민들이 부동산문제 해결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여기는 건 문재인정부 5년 동안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때문으로 풀이됐다. 수요 규제 중심의 정책 끝에 주택공급이 줄면서 집값은 폭등했다. 특히 전셋값 또한 동반상승하면서 무주택자의 어려움이 크게 가중됐다. 이는 자산 양극화라는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부동산문제를 비롯해 일자리창출, 경제성장, 코로나19 위기극복 등 민생경제에 방점을 찍은 시민이 전체 200명 중 178명이나 되는 건 문재인정부 실정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과 정권교체 여론을 방증했다.
실제 면접조사를 하면서 만난 시민들은 "내집 마련이 너무 어렵다", "부동산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발전을 잘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겠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이 너무 지지부진하다", "일자리 창출이 경제성장을 견인한다", "코로나19 방역으로 너무 많은 제약을 가해 불편함이 많다" 등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서울시민에게 문재인정부 5년에 대한 평가를 5단계 점수대(0점~20점 미만, 20점~40점 미만, 40점~60점 미만, 60점~80점 미만, 80점~100점)로 나눠 물은 결과, 40점 미만의 점수를 부여한 시민은 101명으로 50.5%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0점~20점 미만'을 택한 시민이 51명(25.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40점 미만'과 '40점~60점 미만'은 50명(25.0%)으로 동률을 이뤘다. 반면 '80점~100점'은 16명(8.6%), '60점~80점 미만'은 33명(16.5%)에 그쳤다. 문재인정부 5년에 사실상 낙제점을 준 것과 같다.
시민들은 문재인정부 5년에 대해 "남북관계도 이 정도면 잘했고, 코로나19 방역도 비교적 잘했다"고 답하기도 했지만, 이 같은 호평은 소수에 그쳤다. 대부분은 "임기 초반에는 대통령에게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독단적으로 보인다", "정책들이 전반적으로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집값이 문제이고, 코로나19 대응도 더 확실하게 했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를 너무 어렵게 만들어놨다"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2030세대와 5060세대의 민심 이반이 심각했다. 현 정부의 5년을 평가하면서 40점 미만을 준 비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18세~29세는 58명 중 25명(43.1%)이었다. 30대는 65명 34명(52.3%), 40대는 11명 중 3명(27.3%), 50대는 32명 중 18명(56.3%), 60대는 34명 중 21명( 61.8%)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세대포위론'이 문재인정부 평가에도 그대로 반영된 양상이다.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도 이천시 이천중앙로문화의거리에서 열린 '매타버스, 이천 민심 속으로' 행사에 참석해 즉석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런 분위기는 25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2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다자대결에서 36.4%의 지지를 얻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1.0%)를 4.6%포인트 오차범위 이내로 추격했다. 하지만 서울민심에선 이재명 36.0% 대 윤석열 42.1%로, 격차는 6.1%포인트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아울러 서울시민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제방역 방향에 대해서는 135명(67.5%)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통한 집중보상'을 택했다. 이 후보가 주장한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한 경기활성화'를 선택한 이는 65명( 32.5%)에 그쳤다.
최병호 기자, 고은하·전연주 인턴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