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가 반도체 수급난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하면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제네시스 브랜드와 SUV 등 고수익차량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다. 현대차는 올해도 제네시스와 SUV를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25일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이 117조6106억원으로 전년보다 13.1% 증가했다고 밝혔다. 3년 연속 100조원을 돌파한 동시에 역대 가장 큰 규모다. 영업이익은 6조6789억원으로 178.9% 증가했다. 2014년 7조5499억원 이후 최대치다. 영업이익률은 2.3%에서 5.7%로 3.4%포인트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5조6931억원으로 195.8% 늘었다.
현대차 양재동 본사.사진/현대차
제네시스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현대차 판매에서 제네시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4%에서 지난해 5.1%로 높아졌다. SUV는 43.2%에서 47.3%로 커졌다.
4분기만 보면 매출액은 31조36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 증가했다. 제네시스와 전기 중심의 판매믹스 개선 효과가 전체 물량 감소 영향을 상쇄했다. 현대차의 4분기 판매는 96만639대로 전년 동기보다 15.7% 감소했다.
매출 원가율은 80.9%로 전년 동기보다 0.7% 하락했다.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효과 덕분이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보다 5.9% 상승한 1183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조5297억원으로 21.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9%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 장기화 영향으로 판매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판매 믹스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4세대 G90.사진/현대차
올해 판매 목표는 국내 73만2000대, 해외 359만1000대 등 총 432만3000대다. 올해도 제네시스와 SUV를 중심으로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특히 국내 시장은 제네시스와 SUV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 목표는 38.8% 증가한 56만4000대로 잡았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GV60과 GV70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6 등을 출시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고수익 차량 및 전기차 판매 증가 등을 통해 올해 133조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13~14%가량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의 점진적 개선과 반도체 부족 사태 안정화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반등하겠지만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악화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의 어려운 대외 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지속과 물류비용 증가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 공급 정상화는 3분기 정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까지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상황이 나아진 뒤 하반기부터는 해소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