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힘받은 LG엔솔 배터리 1위 노린다

전세계 생산 기지에 총 8조8450억원 투자
GM·스텔란티스 등과 합작 거점 지속 확대

입력 : 2022-02-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시장 1위 업체인 CATL를 대규모 투자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맹추격하고 있다. 최근 상장을 통해 10조2000억원의 실탄까지 확보한 만큼 올해 역전을 위한 고삐를 최대한 당긴다는 전략이다.
 
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11월 누적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2%로 중국 CATL(29%)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분할 전부터 LG화학 내 다른 사업부문의 안정적인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중국, 미국 등에서 공격적인 연구개발비 투자를 장기간 지속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CATL를 추격할 수 있는 원동력은 대규모 투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오창공장은 물론 북미·유럽·중국 등 글로벌 생산기지에 총 8조8450억원을 투자한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에 2024년까지 5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유럽과 중국 생산공장에 각각 1조4000억원,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한국 오창공장에는 내년까지 6450억원을 투자해 원통형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의 중국 점유율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자국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등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작년 대비 30% 축소하고, 내년부터는 완전히 없앨 계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조금 축소로 인한 LFP 배터리 가격의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 시 LG에너지솔루션의 중국 공장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공장 생산 확대를 위해 공모 자금의 일부도 투자에 활용할 방침이다.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원통형 기준 6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 총 11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북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얼티엄셀즈 신규 3공장 착공을 시작한다. 해당 공장은 2025년 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해 향후 연 생산 규모를 5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약 70만 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3대 완성차업체로 꼽히는 스텔란티스와 연간 40GWh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현재 공장 후보지를 검토 중이며 오는 2분기 착공해 2024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부사장(왼쪽)과 메리 바라 GM 회장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주의회 건물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GM 제3 합작공장 투자 발표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내 단독 공장으로만 40GWh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지역에 2024년까지 총 5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은 EV,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약 25GWh로 확대한다. 얼티움셀즈 LLC는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80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얼티엄셀즈 등 합작법인과 단독투자를 모두 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내 생산능력은 200GWh에 달할 전망이다.
 
유럽 지역에서도 2024년까지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EV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85GWh로 확대할 방침이다. 유럽 지역 내 신규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2025년까지 총 1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내의 경우 오창공장에 2023년까지 64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EV용 원통형 전지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2025년까지 22GWh 수준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노동조합을 갖춘 미국 자동차 빅3인 GM, 포드, 크라이슬러에 모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경쟁사 대비 시장 주도권 획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올해 4조원 이상의 설비투자(Capex) 투입 전망에도 불구하고 IPO에 따른 현금 유입과 올해 양호한 영업현금흐름을 고려 하면 올해 재무구조는 작년 대비 큰 폭의 개선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7일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기관 수요예측에서 사상 처음으로 '경' 단위의 주문액을 모았으며 일반 청약에서는 증거금 114조원을 모으며 국내 IPO(기업공개)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쓴 바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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