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오늘 증시는 기대되지만, 여전한 경계심

입력 : 2022-02-03 오전 6:00:00
최성남 증권팀장
설날 연휴를 앞두고 국내증시가 급반등에 성공하면서 연휴 이후 낙관적 주가 흐름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1월 내내 내리막을 타던 증시의 급반등이 가뭄 속 단비처럼 느껴졌을터다. 급반등이 없었다면 1월 하락률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15% 가까이 밀리던 코스피 지수를 뛰어넘을뻔 했다. 그래서 연휴가 끝나고 시작되는 오늘의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보다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확신이 없다면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우린 기관투자자가 아닌 개미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수익률에 대한 압박을 가하지 않는다. 세뱃돈을 아직 주식시장에 넣을 때는 아니라고 본다. 아직은 산이 높아서 골짜기가 깊었고, 골짜기가 깊어서 산이 높을 것이라는 증시 격언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서 설 연휴 직전인 28일의 반등을 제외하면 각각 12.20%, 17.87% 급락했다. 모든 투자자의 실망감이 극에 달하던 29일에도 코스피는 장중 14개월만에 처음으로 26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시장의 과매도 판단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9일 코스피는 1.87%, 코스닥은 2.78% 급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수급의 질은 여전히 좋지는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정말 힘든 시기에 시장이 반등이 나오면서 한숨 돌린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허나, 그는 급반등을 만들어낸 수급의 질이 향후 시장의 강한 반등 보다는 바닥을 다지는 형태의 저점 레벨이 낮아진 새로운 형태의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도 코스피 전망 밴드를 작년 예상 대비 하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말 내놓은 밴드 전망치를 연초부터 빠르게 수정하는 것이 이례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아집을 부리지 않은 전문가 집단의 빠른 정정이 고맙기도 하다. 
 
주요 증권사가 제시한 코스피 밴드 하단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신규 상장에 따른 시가총액 확대로 PER(주가수익비율) 10배 구간인 2600선으로 하향 조정돼 제시된다. 기존 2700선에서 최대어의 주식시장 입성에 따라 지수 하단은 크게 낮아졌다. 지난 29일 종가가 2660선이니 사실상 바닥이라 보여진다. 하지만 PBR(주당순자산비율)1배 기준으로 보면 증시 바닥은 2500선이다. 주요 증권사의 2월 밴드 하단이 2500~2600으로 제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휴를 앞두고 급반등이 나온 이후 첫날 증시를 맞아 낙관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지만, 여전히 방망이는 짧게 잡아야 한다. 경기둔화와 긴축 우려 등은 제외하고서라도 국내에선 3월 대선 정국, 공매도 전면재개 이슈 등 대외적 리스크 이외에도 여전히 시장을 찍어누를 수 있는 불확실성이 충분해 보인다. 일단, 섣부른 낙관 보단 좀더 지켜보자. 
 
최성남 증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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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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