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우크라이나 위기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향후 한반도의 신냉전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를 감안해 지속적 모니터링과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4일 발간한 '우크라이나 위기와 러·미 갈등-주요 쟁점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 러시아와 미국 간 관계 악화는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협력으로 연결되고, 이는 곧 한반도에서 새로운 냉전적 대립 구도로 조성될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러·미 갈등은 직접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문제, 거시적으로는 '유럽의 안보질서 구축'을 둘러싼 강대국 간 지정학적 이해관계의 충돌 문제라는 것이 KIEP 분석이다.
러시아는 'NATO의 동방 확장 저지'와 우크라이나, 조지아를 중심으로 한 '포스트 소비에트 국가들의 이탈 방지'를 대외적 입지 강화 및 국가 안보 확립을 위한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반면 미국은 대서양 동맹 강화와 동유럽 국가들의 안보 확립을 대외 정책의 우선순위로 간주하고 있다.
러시아와 서방 간 안보회담을 살펴보면 NATO의 동진과 포스트 소비에트 공간 내 러시아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둘러싸고 원칙적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다.
러시아는 안전보장 요구안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NATO 가입 중단'을 법적 문서로 보장받기를 원하는 데 반해,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존에 대한 지지'를 강조하며 군비 통제, 군사훈련 제한 등을 대안으로 내놓으며 양측 간 치열한 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러·미 갈등으로 인해 러시아 자본시장은 단기적으로 교란될 수 있으나, 견실한 재정 건전성과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고 있어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그러나 중·장기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존의 대 러시아 경제 제재가 장기화되거나 고강도의 추가 제재가 도입될 경우, 주로 금융제재를 통해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현실화될 것으로 KIEP는 내다봤다.
한·러 경제 협력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며, 중장기적으로는 협력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이 혼재할 것으로 보인다.
KIEP는 결국 서방의 답변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과 대응 전략이 우크라이나 위기의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국제사회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KIEP 관계자는 "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사안의 성격상 러시아는 서방 측과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면서 협상의 결과에 따라 다양한 대응수단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 위기를 둘러싼 러·미 갈등은 유럽 안보질서 구축, 한반도 신냉전 구도 형성, 북방정책 추진 등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4일 발간한 '우크라이나 위기와 러·미 갈등-주요 쟁점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 러시아와 미국 간 관계 악화는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협력으로 연결되고, 이는 곧 한반도에서 새로운 냉전적 대립 구도로 조성될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야시누바타에서 무장한 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친 러시아 무장 세력과 대치한 최전방 참호를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