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이번주 결론…'조건부 승인' 유력

9일 공정위 전원회의 열고 결론낼 듯
양사 합병시 여객기 200대 규모
슬롯·운수권 반납, '메가 캐리어' 걸림돌
전문가 "한국과 해외 경쟁 관점으로 봐야"

입력 : 2022-02-07 오전 6:00:17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 여부가 오는 9일 결정될 전망이다. 독과점 우려에 따른 조건부 승인이 유력한 가운데 저가항공(LCC)의 운송권 재배분 등 항공업 시장 구도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사이에선 두 회사 합병이 '글로벌 메가 캐리어' 탄생으로 이어지려면 이번 심사를 국내 독과점이 아닌 국가 간 경쟁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전원회의를 열고 두 회사의 인수·합병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합병을 '글로벌 메가 캐리어' 도약의 발판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대한항공 여객기는 133대로 국내 13개 도시와 해외 35개국 95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화물기는 해외 27개국 44개 도시에 23대를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69대로 국내 9개 도시와 해외 21개국 64개 도시에 취항한다. 화물기 12대다. 두 회사 여객기를 합치면 200대가 넘는다.
 
글로벌 메가 캐리어 도약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 공정위에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신고서를 냈다. 주식 취득 규모는 63.9%다. 신고서는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여덟 개 해외 경쟁당국에도 제출돼 있다. 이미 터키와 대만, 베트남 경쟁당국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했다.
 
양사의 기업결합신고가 완료되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된다.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후 약 2년간 통합 준비를 거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한다. 브랜드는 대한항공만 남긴다.
 
이번 합병은 조건부 승인으로 가닥이 잡힌 만큼, 해외 심사 통과 이후 시장 재편이 이어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일부 노선 슬롯(시간당 가능 이착륙 수) 축소와 운수권 조정 등 조건부 승인안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이 어제(27일)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 8259억원, 영업이익 7044억원을 기록해 연간 매출 8조 7534억원, 영업이익 1조 4644억원을 달성해 분기,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했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대한항공 여객기가 주기돼 있다. 사진/뉴시스
 
슬롯·운수권 반납이 걸림돌
 
대한항공은 조건부 승인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몸집을 키워 국제 무대에서 경쟁한다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어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닌 해외 항공사와 경쟁을 하게 되는데 슬롯·운수권 반납을 하게 되면 저가항공(LCC)이 가져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결국 외항사에게 갈 소지가 높아진다"며 "슬롯·운수권이 줄면 인력 운영도 당연히 줄 수 밖에 없어서 어려운 시기에 항공산업 인력들을 살린다는 의미가 많이 퇴색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이 2024년까지 시간당 출·도착 슬롯을 최대 107회로 늘리고 신규 진입 사업자에게 우선 배분하는 등 인프라가 이미 있어 경쟁제한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저가항공 업계에선 이번 합병에 따른 노선 확보를 성장의 발판으로 보고 있다. 티웨이항공(091810)은 올해 상반기 에어버스 A330-300 기종 세 대를 도입하고 3월 국내선부터 싱가포르와 호주 시드니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공정위가 양사 결합 조건으로 슬롯·운수권 조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경우 합병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산을 제한하게 되면 과연 합병의 시너지가 클 것인가 하는 것이 의문"이라며 "한국 항공사와 해외 항공사 간 경쟁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슬롯·운수권 재분배에 대비한 LCC의 장거리 노선 확보 전략에 대해서는 "(반납 슬롯·운수권이) 제대로 활용될 것이냐는 차원에서 본다면 적어도 중장거리 노선에서는 그다지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원가항공이 원가를 달성하려면 단일기종이 굉장히 중요하다. 불가능한 전략이 아니라 위험한 전략"이라고 했다. 여객기 고장에 즉시 대처할 수 있는 '네트워크 효과'를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므로 소규모 항공사 입장에서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12월17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수출 화물이 아시아나 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악영향 속에도 인천공항의 항공화물 실적은 올 한해 작년 대비 20% 가까운 큰 폭의 성장을 이뤘고 항공화물 물동량은 2001년 개항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300만톤을 넘어섰으며 누적 항공화물 물동량은 5천만톤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여객 실적이 급감한 반면 항공화물 실적은 최대 물동량 실적을 경신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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