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롯데쇼핑(023530)의 지난해 실적이 사업부별로 희비가 갈렸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백화점 실적은 성장한 반면 백화점을 제외한 타 사업부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롯데쇼핑은 8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5조5812억원, 영업이익 2156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37.7%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868억원 적자를 거뒀지만 전년 6866억원 적자 대비 적자폭을 크게 개선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조7919억원, 영업이익 117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1%, 35.3% 줄어든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4%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무려 305.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쇼핑은 코로나19 여파로 사업부별 희비가 교차했다. 백화점을 제외한 타 사업부들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2조8880억원, 영업이익 3490억원으로 각각 8.8%, 6.4% 증가했다. 기저효과 덕분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600억원의 희망퇴직 비용을 인식했음에도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한 것이다. 

 

백화점은 올해 본점, 잠실점 등 주력 점포의 명품 MD를 강화하고 식품관 프리미엄화 투자 등을 계획 중이며 동탄점이나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점 같은 미래형 대형 점포를 지속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또 2021년 희망 퇴직으로 효율화된 비용은 내부 인재 육성 및 해외명품, 마케팅 등 외부 전문 인력 영입에 활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마트의 매출은 5조71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줄었고 영업적자 320억원을 기록했다. 점포 폐점 및 창고형 할인점으로의 리뉴얼, 내식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4분기에 희망퇴직 비용 106억을 인식한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마트는 2022년 식품 역량 집중과 함께 비식품의 전문화를 중심으로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개선할 계획이다. 올해 호남 지역에 새롭게 선보인 창고형 할인점인 롯데마트 맥스도 지방권을 중심으로 확장해 추가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슈퍼의 매출은 12.3% 감소한 1조4520억원, 영업이익 50억원 적자를 냈다.  슈퍼 역시 구조조정에 따른 점포수 감소 및 리뉴얼 영향으로 2021년 전체 매출은 감소했지만 지난 2년간 146개의 부진점포를 영업종료하며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으로 영업적자를 축소했다. 

 

올해 70개점의 추가 리뉴얼로 환경 친화적 신선식품 확대, 델리카 확대 등을 통해 전략적 카테고리의 수용력을 넓혀나갈 계획이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e커머스도 21.5% 줄어든 10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적자 1560억원으로 집계됐다. e커머스는 롯데온 자체 사이트 중심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 사이트 거래액은 지난해 4분기 53.4% 증가한 7646억을 기록했고 연간으로는 48.2% 증가한 2조4105억의 실적을 기록했다. 또 트래픽, 셀러수, 구매자수, 교차구매자수 등 플랫폼의 주요 지표가 개선됐으며 올해도 지속적으로 플랫폼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하이마트의 매출은 4.3% 감소한 3조8770억원, 영업이익은 29.6% 하락한 1130억원이다. 홈쇼핑은 매출 1조1030억원, 영업이익 1020억원이다. 매출은 2.5% 늘었고 영업이익은 18.5% 감소했다. 하이마트는 코로나 특수 효과에 따른 역기저 영향으로 백색가전 판매가 부진했으며, 홈쇼핑은 디지털 플랫폼 신사업 등 판매관리비가 증가했던 것이 이번 실적으로 연결됐다. 

 

롯데쇼핑은 올해 각 사업부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적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쇼핑 차원에서 진행했던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 활동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지난해 롯데쇼핑의 실적은 혹독한 체질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며 "올해는 고객에게 즐겁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유통 혁신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