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판촉·호객행위 대신 손팻말…사라진 시식코너"

백화점·대형마트 판촉·호객금지 첫날…"시식 안돼요" 손사래
업계 "선제적 대응으로 영향 제한적"…상품 구성·배치 심혈

입력 : 2022-02-07 오후 4:13:46
서울의 한 이마트 매장에 '쇼핑 중 취식금지'라는 제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최유라 기자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직원들이 큰 소리로 할인가격을 알리면 고객들이 앞다퉈 줄을 서던 모습도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시식행사가 없냐는 질문에 한 마트 직원은 "코로나 때문에 (시식행사하면)큰일난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7일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시식·시음 등 취식·호객 행위가 금지된 첫날. 서울의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조용하다 못해 적막감이 돌았다. 그간 고객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던 시끌벅적한 호객행위는 더이상 볼 수 없었다.
 
이같은 조치가 시행된 첫날 기자가 찾은 이마트 영등포점에는 시음, 시식을 권유하는 직원들이 없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음식조리에 쓰이던 시식대에는 제품만이 진열돼 있었다. 
 
사실 대부분의 마트나 백화점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부터 자체적으로 시식행사 운영을 중단해왔다. 이번에 방역수치가 강화됐지만 현장에서 이를 둘러싼 혼란이 거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트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취식, 호객행위를 안하고 있다"며 "판촉행사가 줄면서 일부 품목은 매출이 감소하기도 했지만 애초에 고객들이 판촉행사만 보고 마트를 방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7일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시식행사가 금지됐다. 서울의 한 마트 시식대에 조리한 음식대신 제품들이 올라와 있다. 사진/최유라 기자
  
실제로 서울의 또 다른 이마트 입구에는 일찍이 '쇼핑 중 취식금지'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에는 "코로나19 방역강화 조치에 따라 식당·카페 등 지정된 장소에서만 취식이 가능하다"며 "그 외 쇼핑 중 또는 휴게공간에서 취식은 금지되오니 고객님의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직원들은 큰 목소리로 판촉행사를 하는 대신 제품을 소개하는 손팻말을 들어 보였다. 팻말에는 '돌판오븐에 구워낸 끝까지 맛있는 피자가 떴다!', '11가지 다양한 별미만두'라는 내용들이 담겼다. 간결하지만 눈길을 끄는 문구로 시각적 홍보 효과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팻말이 없을 경우 제품을 높이 들어 보이는 직원들도 있었다.
 
신세계, 롯데 등 백화점도 마찬가지였다.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도 시식행사 등 판촉활동이 아닌 주력 제품의 공간배치나 인테리어 등에 공들인 모습이었다. 취식은 불가능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오일향수 등의 시향은 가능했다.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과 불과 200m 떨어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도 조용했다. 직원들은 고객에게 눈인사를 했고 제품에 가까이 다가가니 조용히 인사를 해왔다. 이곳 역시 판촉행사는 불가능했지만 고객들이 제품에 대해 묻는 경우에는 직원들이 할인제품 등에 대해 설명을 해왔다. 
 
서울의 한 마트에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제품 소개 팻말이 놓여 있다. 사진/최유라 기자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얼마 전만해도 QR 코드 확인 과정들로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코로나 확산이 심각하다 보니 이제는 소비자들도 이같은 방역 조치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조치에 따라 이날부터 백화점, 대형마트 등 3000㎡ 이상의 대규모 점포에서 호객행위와 이벤트성 소공연, 취식이 금지됐다. 앞서 작년 설 연휴에 집객행사와 시식·시음이 한시적으로 금지된 적이 있으나 판촉·호객 행위 자체가 금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매장 내 식당가, 푸드코트, 카페 등의 식음료 시설 운영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현재 이들 식음료 시설은 외부 식당·카페와 똑같이 분류돼 1인 단독 이용이 아니라면 방역패스를 제시하거나 접종 예외자임을 입증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7일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에 과일들이 배치돼 있다. 사진/최유라 기자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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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