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 쓰레기 대란'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여야 어느 곳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고민하지 않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들은 대체 매립지가 필요하다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입장에 힘을 싣는 원칙론만 거듭했다. 실질적인 방안은 지방선거로 떠넘길 기세다. 매립지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소각장 건립 방안 역시 지역 민심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다들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다만 나머지 야당들은 비교적 자세한 공약을 내놨다. 다만 원론적인 방안에서 크게 나아간 수준은 아니라, 역시 지방선거에서 더 자세하게 다뤄질 공산이 크다. 여야는 사실상 수도권 매립지와 소각장 건립 문제를 '폭탄 돌리기'라고 입모았다.
거대 양당 "공약 없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거대양당은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 대체 매립지 마련에 뚜렷한 공약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는 매립지 종료를 약속하면서, 다른 곳에 대체 매립지를 마련하겠다는 방안이 대체적 내용이다. 그러나 지역 인센티브나 주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자세한 공약과 더불어 소각장 이슈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인천 지역 공약 발표 당시 이와 관련해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 친환경매립지 조성"을 주장했다. 민주당 측은 수도권 대체 매립지가 필요하지만, 이를 대선 보다는 지방선거에서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서 수도권에 출마하려는 광역의원·기초자치단체장의 공천을 심사할 때, 지방 정치인이 어떤 대비책을 갖고 있는지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인천 매립지 폐쇄, 총리직속위원회 구축해 대체 매립지 조성"을 강조했다.
이는 환경부 소관 업무를 총리실에 넘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올해 환경부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차기 매립장 조성공사 설계 착수를 승인하면서 인천시의 반발을 샀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국민의힘 역시 기구 설치 외 공식적인 실현 방안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발생지 처리"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비교적 자세한 공약을 내놨다. 국민의당은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 지자체별 소각, 매립시설 확충 등을 주장했다. 정의당은 책임 나누기, 폐기물 원천 감소 방안 등을 내놨다.
먼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수도권 매립지에 대해 "양쪽의 불만과 요구를 정리해 중재안을 만드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사용 종료를 주장하고 있고, 서울시와 경기도가 연장 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인천 시민들의 기본권 침해"라며 사용 종료와 함께 대체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인천은 후진국형 수도권 매립지 운영, 화석연료 중심 발전으로 탄소배출, 해양오염 문제 등 인천시민의 심각한 환경피해는 가장 큰 문제로 손꼽히고 있다"며 "기존의 국가 쓰레기 정책을 개선하고 매립지 인근 주민 피해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책임 나누기"
정의당 또한 매립지 문제는 수도권이 책임을 나눠야한다는 입장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환경부와 수도권 3개 광역지자체장들이 전부 이 문제를 면피하고 있다"며 "중앙 정부가 재정을 뒷받침하는 식으로 매듭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울러 공공처리 시설 이런 인프라 확대, 종량제 봉투 가격 현실화, 재활용 분리배출 선별 체계 정비 등 폐기물량을 점진적으록 감소시킬 방안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정의당 관계자는 "소각장의 경우는 각 자치구별로 다 해결해야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음 지방선거에서도 계획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지자체의 계획을 촉진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서구 오류동 일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