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포스트 팬데믹' 채비…'스텔스 오미크론' 변수 꿈틀

전세계 확진자 4억명 돌파…한달새 1억 추가
오미크론 피크 찍은 미국…마스크 의무화 폐지 확산
아시아·중남미 '방역 고삐' 계속…'코로나 공존' 시기상조 우려도

입력 : 2022-02-09 오후 2:36:2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진정 국면에 들어선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포스트 팬데믹'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를 독감과 같은 풍토병으로 다루겠다는 것이다. 반면 오미크론 유행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백신 접종 권고 등 방역 규제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9일 오전 1시56분(국제 표준시)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는 4억42만8718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가 4억명을 넘은 것은 지난달 6일 3억명을 돌파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데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나라별 누적 확진자는 미국이 7855만619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4240만9052명), 브라질(2677만6620명), 프랑스(2080만4372명), 영국(1793만280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출구 전략을 살피는 국가도 점점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점차 폐지하고 있다. 뉴저지·코네티컷·캘리포니아·델라웨어·오리건주 등 5개주는 시행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백신 접종자에 한해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욕타임스(NYT)는 "고강도 방역 조치에 앞장서 온 주지사들조차 '코로나19와 공생'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펜데믹 시작 이래 주 차원의 방역 조치 철회로는 가장 큰 것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NYT에 따르면 주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곳은 뉴욕, 일리노이 등 주로 민주당 성향의 10개 주와 수도 워싱턴DC뿐이다.
 
유럽에서도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하거나 해제하고 있다. 영국은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률이 높고 입원율이 낮다는 점을 감안해 지난달 27일부터 방역패스와 집합제한, 공공시설 내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권고 등의 방역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아일랜드 등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포함한 모든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전면 철폐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 실외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고 핀란드, 네덜란드는 식당 등의 영업시간 제한을 풀고 단계적 완화에 동참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들이 방역 문턱을 낮춘 것은 오미크론 확산세가 꺾이고 코로나19 대유행이 만 2년을 지나면서 바이러스와 공존할 수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 미국과는 달리 아시아와 중남미는 오미크론 확산의 초입에 들어선 상태다. 한국에서는 확진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하루 5만명까지 근접했고, 일본에서는 하루 9만여명(8일)이 새롭게 감염됐다.
 
역대 최다 신규 확진을 기록하고 있는 홍콩은 식당 테이블당 착석 인원을 조정하고, 공공모임 제한 인원을 4명에서 2명으로 축소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진행 중인 중국 역시 '제로 코로나'를 표방, 강력한 봉쇄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확진·사망자가 급증한 브라질에서는 피해가 가장 큰 상파울루주를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트 팬데믹' 전환 채비를 하고 있는 국가가 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보다 더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태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마리아 판 케르코브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긴급대응팀 기술팀장은 이날 "스텔스 오미크론은 현재 우세종이된 오미크론보다 전염력이 높으며,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WHO 코로나19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사망자는 전주보다 7% 증가한 6만8000명을 기록했다.
 
홍콩의 한 코로나19 임시 검사소에서 보호복을 착용한 보건 관계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 줄 서 있는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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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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