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지방정부의 위상 강화와 자율성 및 권한 확대 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10일 '지방자치, 대선후보에게 묻는다' 대선후보 초청 대담에서 지방정부와 관련해 개헌이 필요한 사항으로 "시급하게 해야 할 것은 정말 부실한 지방정부 관련 헌법 조문,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명칭을)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지방자치단체'라는 명칭에 대해 "주민이 만든 정부인데 무슨 계모임도 아니고 지방자치단체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중앙정부를 강화하기 위해 지방정부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시정하면 좋겠다"고 했다.
또 이 후보는 "거대 양당 독점 체제를 일종의 다당체제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합의는 매우 어렵다"고 했다. 대신, "이것 외에 합의가 가능한 것은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국가 책임은 정말 심각한데 잘 모르고 있다. 또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자고 모든 정치세력이 다 이야기했던 것이라 이견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와 함께 기본권 강화, 경제적 기본권 강화 등도 개헌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권력 문제를 뺀 나머지 합의 가능한 것들은 총선, 지방선거, 대통령선거 때 조금씩 (개헌을 통해)고쳐가는 것이 미국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 후보는 지방정부에 더 많은 권한과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법률을 제정할 권한을 주고, 조직도 자율적으로 만들도록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며 "제주도의 경우 입도세, 환경부담금 등을 부과하려 했다가 못했는데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미 지방정부의 업무 처리량이 60%를 훨씬 넘는데 돈은 중앙정부가 70%를 갖고 있다"며 재정 자율성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정부 부패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중앙정부는 상급 기관이 없지만, 지방은 층층이 있다. 감사원, 행정안전부 등에서 온갖 통제를 받아 지방이 더 안전하다"며 "공직자들에게 신상필벌을 하고, 책임을 정확히 하고 다른 부탁을 안 하면 열심히 잘한다"고 했다.
다양한 세제 혜택 등으로 대기업 본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도록 유도해 지방의 경제를 살리자는 주장에 대해선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가장 바람직한 상태이고, 그로 인해 선순환이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그 계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냐인데, 현재로서는 그게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제 혜택 등을 부여해도, 대기업 전체가 아닌 극소수가 이동하는 등 효과가 저조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안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생각하는 것은 기업도시를 만들어주자는 것"이라며 "기업 수요에 맞춰 관련 기업들의 생산 부지, 입주 공간, 주거 시설 등을 기업 수에 맞춰 권한을 부여해주는 것이다. 어느 지역에(나) 기업들이 자유롭게 창업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중앙정부의 (지자체)장악 욕구가 가장 심각한 문제 같다"며 "단체장조차도 중앙정부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예산 효율성이 떨어지는데, 주민들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겠느냐"고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직능본부 공중위생단체협의회 정책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을 소개받으면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