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후 인천·경기 지역까지 상승세가 꺾이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도 2·4 주택공급대책(3080+ 공급대책) 외에 총 12만3000호 규모의 신규 주택공급 후보지를 예정한 만큼,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주택 공급이 이뤄지기 전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관계로 시장 안정화가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1%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1월 넷째주 0.01% 하락한 이후 3주 연속 마이너스 0.01%를 기록 중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빠진 건 지난 2020년 5월 넷째주 0.02% 하락한 이후 1년8개월 여만이다.
이러한 서울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인근 지역으로 번져나가 인천과 경기 아파트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 아파트값은 지난주 마이너스 0.04%를 기록한 이후 이번주에도 0.02% 하락했고 같은기간 경기는 각각 마이너스 0.03%, 0.02%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작년 한 해 2030 젊은 세대를 대거 몰려간 비강남권의 집값이 빠진 데 이어 이번주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이른바 서울 강남4구(동남권) 아파트값도 평균 0.01% 내리며 하락세로 진입했다.
정부는 이같은 시장 흐름이 올해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의 공급 확대 심리 진정, 금리추이, 글로벌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시장 하향안정세는 더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는 지난해 11월 15일(99.6) 기준선(100) 아래로 내려온 이후 13주 연속 하락세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와 같은 88.7을 기록하며 매수자 우위 흐름을 이어갔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워질수록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더 많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정부는 충분한 주택물량 공급을 바탕으로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2·4 주택공급대책(3080+ 공급대책) 외 올 하반기에만 도심복합 5만호, 공공정비 5만호, 소규모 정비 2만3000호 등 총 12만3000호 규모의 신규 주택공급 후보지를 추가 선정한다는 목표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주택이 실제 공급되기까진 시차가 있어 정부 바람대로 시장이 안정됐다 판단하긴 이르단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4대책의 핵심은 서울 노후도심의 고밀개발"이라며 "사업추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크고 사업유형별로도 단점이 명확해 대량의 주택공급방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대선이 주택시장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금의 2·4대책이 차기정부가 계승할만큼 모범적이거나 정착된 모델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음 정부에서 2·4대책을 이어갈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시장 불안 요인인 공급 시차도 봐야한다. 정부가 이를 단축하기 위한 공급 대응에 속도를 낸다고는 하지만 실제 공급까진 불안 요인이 있다"며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 관망세 후 대출 금리 상승 요인 등 불확실성이 있어 주택시장 안정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낮아져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사진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