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최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구강붕해정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케이캡은 지난 2019년 서른 번째로 허가된 국산신약이다.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흐름을 프로톤펌프 억제제(PPI) 대비 이점이 많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로 전환했다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첫 허가 당시 케이캡은 물과 함께 삼키는 알약 제형으로 출시됐다. 구강붕해정은 알약을 삼키기 어렵거나 물을 마실 수 없는 환경의 환자들이 복용하도록 입에서 녹여 먹는 제형이다.
신규 제형 허가에 앞서 HK이노엔은 적응증도 확대했다. HK이노엔에 따르면 케이캡은 작년 11월부터 위궤양에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이로써 케이캡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제균 치료 등으로 늘어났다.
HK이노엔은 앞으로 기존 용량인 50㎎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적응증 추가와 25㎎ 신규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 선점을 장기화한다는 구상이다. 케이캡은 2019년 출시 후 3년차 만에 누적 매출 1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이는 국산신약 중 최단 기간 기록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의 최단 기간 1000억원 달성은 제품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 적응증 확대 연구, 차별화 임상, 다양한 제형 개발을 꾸준히 진행해 케이캡의 시장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사진/HK이노엔
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국산신약 34호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HK이노엔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펙수클루는 케이캡과 같은 P-CAB 계열이자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으로 평가된다. 앞선 연구 결과를 보면 펙수클루는 투여 초기부터 주·야간에 관계없이 즉시 가슴쓰림 증상을 개선시켰고, 특히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비교군인 '에소메프라졸(Esomeprazole)' 대비 3배 많은 환자들에게서 가슴쓰림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국내에선 약가 산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출시 이후 국내 1위 위식도질환 치료제로 키울 방침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펙수클루 약가를 산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올 상반기 중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외에선 △미국 △중국 △중동 6개국 △중남미 6개국과 진출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대웅제약이 이들 국가와 체결한 펙수클루 계약 규모는 총 1조1000억원에 달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총 14개 국가와 펙수클루 진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도 진출 국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국내에선 펙수클루가 출시되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활성화하고 전체적인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역시 P-CAB 계열 치료제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2020년 5월
제일약품(271980)이 출자한 신약개발 자회사로, 모기업에서 파이프라인을 이전받아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후보물질 'JP-1366' 역시 초기 제일약품이 개발을 진행하다 온코닉테라퓨틱스로 이전된 물질이다. 임상 단계별로 보면 1상과 2상은 제일약품이 진행했다. 3상은 최근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신청해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지금은 임상 3상 환자모집을 앞두고 있다.
임상 3상 승인에 앞서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2017년 보건복지부 '첨단 의료기술 개발 과제'로 선정돼 약 2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임상을 신속히 마무리해 P-CAB 계열 치료제 대열에 합류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P-CAB 계열의 신약이 등장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는 만큼 시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라며 "JP-1366의 임상을 신속하게 완료하고 허가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