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합성항원 첫 백신 나온다…핵심은 면역증강제

SK바사, GSK 'AS03' 사용…신종플루 백신으로 검증
유바이오 "자체 보유해 원가경쟁력…기술수출 타진"

입력 : 2022-02-16 오후 4:12:45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전경.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산 코로나19 백신 중 임상시험 3상 단계에 진입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유바이오로직스(206650) 두 곳이다. 두 회사 모두 합성항원 백신을 개발 중인데, 각기 다른 면역증강제에서 경쟁력이 갈릴 전망이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은 총 11건이다. 이 중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가 진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10일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임상 3상 승인을 받은 바 있다. 국내 업체 중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진입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처음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총 6개국에서 임상이 진행 중이다.
 
뒤이어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8일 자체 기술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유코백(EuCorVac)-19'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우리나라와 필리핀, 방글라데시를 포함한 다국가 임상으로 3상을 치른다.
 
두 백신은 모두 합성항원 플랫폼으로 개발된 백신이다. 합성항원 플랫폼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제조된 백신을 말한다.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체내에 직접 주입해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다섯 번째로 품목허가를 받은 노바백스 백신도 합성항원 플랫폼으로 개발됐다.
 
합성항원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얀센(바이러스 벡터), 화이자·모더나(mRNA) 백신과 달리 그동안 다른 종류의 백신으로도 사용돼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담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합성항원 백신은 B형 간염, 인플루엔자 백신 등으로 개발돼 인체에 사용된 이력이 있다.
 
보관 온도도 2~8℃로 비교적 까다롭지 않아 국내뿐 아니라 백신 유통 환경이 비교적 열악한 중저소득 국가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 백신의 차이점 중 대표적인 것은 면역증강제다. 면역증강제는 인체 투여 후 항체 생성률을 높이는 첨가물로,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합성항원 백신에는 필수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에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의 면역증강제 'AS03'를 탑재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AS03는 신종플루 유행 당시 '팬뎀릭스'라는 백신에 사용된 바 있다. 이미 상용화된 백신과 함께 쓰인 만큼 일정 수준의 안전성이 담보됐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고대구로병원 등 14개 기관에서 건강한 성인 328명을 대상으로 GBP510을 투여하는 임상 1/2상을 진행한 결과 면역증강제를 함께 투여한 투약군 99% 이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형성됐으며 안전성도 확인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 개발 초기, 자체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AS03병용 투여 시 보다 높게 유도된 중화항체와 체액성 및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T세포 활성의 증가를 확인한 바 있다"라며 "임상 1/2상에선 안전성 측면에선 GBP510 투약과 관련성이 있는 중대한 이상반응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충분한 내약성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강조했다.
 
유바이오로직스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 사진/유바이오로직스
유바이오로직스는 자체 보유한 면역증강제 'EcML'를 사용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이 면역증강제를 도입해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EcML은 아직 상용화된 적은 없으나 유바이오로직스가 자체 생산할 수 있어 원가 절감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동시에 유코백-19 상용화 이후 EcML을 통한 기술수출도 노릴 수 있다.
 
이와 관련,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9월 미국 아쥬반스 테크놀로지(Adjuvance Technologies)의 백신 3개 품목에 EcML을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코백-19 외 다른 자체 개발 백신에도 EcML을 사용할 방침이다. 현재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 가운데 EcML이 쓰일 수 있는 호흡기융합세포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 등이 있다. 두 백신은 유바이오로직스가 미국에 설립한 조인트벤처 유팝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개발될 예정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자체 보유한 면역증강제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유코백-19뿐 아니라 호흡기융합세포 백신, 대상포진 백신에도 EcML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미국 기업과 EcML 공급 협약을 체결한 만큼 자체 생산 백신에 탑재하는 동시에 면역증강제를 통한 기술수출도 노릴 수 있다"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동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