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확진자 4명 중 3명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서울 확진자는 1만8879명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전일 보다 6442명, 1주 전 보다 7193명 각각 늘어난 결과다.
이 중 대부분의 확진자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확진자 중 1만4015명(74.3%)가 감염 경로 조사 중으로, 4명 중 3명이 경로가 추적되지 않은 셈이다.
전체 검사 건수 대비 PCR 검사자 비율도 증가했다. 전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인원은 총 15만5467명인데, 이 중 7만8643명(50.6%)가 PCR 검사, 7만824명(49.4%)가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특히 PCR검사는 전날인 14일 보다 3707명 줄었지만 비중은 2.1%가 늘었다.
일상 생활 속에서 무증상 감염자인 '숨은 감염자'와의 접촉자 수가 늘어난 것이 정확한 감염 원인을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델타 변이의 2~3배로 추정되지만, 대부분은 무증상 또는 경증 증상이기 때문이다. 자가검사키트로 음성 판정을 받아도, 후에 확진된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
자가검사키트를 취급하는 마포구 한 약국 관계자는 "오미크론의 70~90%는 무증상 또는 본인이 인식하지 못 하는 증상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라며 "증상이 안 나오면 자가검사키트도 감지를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기기입식 역학조사인 이른바 '셀프 조사'로 역학조사 체계가 바뀌면서 정확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디지털 사용이 어렵거나 기입을 누락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사람에 따라 자기기입식 역학조사를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방법을 안내해놨다"고 설명했다.
신속항원검사자와 PCR 검사자가 뒤섞여 2차 감염에 대한 우려와 검사자 수 폭증이 이어지면서 이날부터 전국 선별·임시검사소에 방역패스는 기존에 종이로 발급하던 음성 확인서를 문자 통지로 대체한다. 방역패스 발급을 위해 방문한 검사자는 검사 실시 후 바로 귀가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서울시는 선별·임시검사소 대기를 더욱 줄이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한파에 장시간 검사 대기가 힘들어지거나, 검사를 미루거나 생략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방역패스 목적과 무관한 입사, 출근, 회의 참석, 시설 입장 등을 위한 음성 확인서 발급이 늘면서 신속한 검사가 힘든 상황"이라며 "방역패스 목적 외 음성확인서 발급은 되도록 금지하고, 방역패스 외 검사 대상자는 자가검사키트를 수령한 뒤 귀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와 PCR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