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경영진 다툼으로 전개되는
신한지주(055550) 사태가 안개 속이다. 라응찬 회장-이백순 행장측에 의한 신상훈 사장의 해임 처리가 재일교포 주주 반대라는 복병을 만났다. 현 단계에서는 신 사장 해임을 위한 이사회 개최 역시 불투하다. 재일교포 주주가 사실상 신상훈 사장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양측간 권력다툼이 한층 팽팽해진 것.
◇ 재일교포 주주 등 "신사장 해임 반대"..라응찬-이백순 등 동반퇴진론 제기
지난 2일 신한은행측이 신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할 때만해도 신 사장 해임은 사실상 결론난 듯 해 보였다. 하지만 주말을 고비로 신한사태는 문제를 제기한 라응찬-이백순 라인 등 현 지배구조의 난맥상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재일교포 주주와 신한은행 노조 등을 중심으로 현 경영진의 동반 사퇴 요구로 불길이 옮아간 셈이다.
일본 측 사외이사들은 '조직 화합'과 '선수사 후조치'를 내세우고 있다. 라응찬 회장의 묵인 혹은 승낙 아래 신한은행이 전 행장이자 지주 사장인 신 사장을 고발한 정황을 놓고 라 회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신한금융지주 재일교포 주주의 대표격인 양용웅 재일한국인본국투자협회장은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야 한다"고 7일 주장했다.
양 회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가 벌어진데 대해 최고책임자인 라 회장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백순 행장이 고소를 취하해 원래 상태로 돌려 놓고 대화를 통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이사회나 주주한테 사전 설명이 있어야 했지만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같은 문제가 밖으로 나왔고 그것도 고소라는 좋지 못한 형식을 취했다"고 현 경영수뇌부에게 책임을 물었다.
◇ 이사회 개최 불투명
이에 따라 신 사장 해임을 위한 이사회는 계속 연기되고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사회 개최는 정관상 적어도 일주일 전 통보돼야 한다"며 "급박한 상황인 경우 통보 없이 열릴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신한지주 이사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8명 등 모두 12명으로 해임안이 통과되려면 7명 이상이 참석해 과반수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일본측 사외이사를 만나기 위해 일본으로 갔던 이 행장이 당초 예상보다 이른 6일 밤 돌아오면서 상당수 사외이사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 측 주주들의 반응이 싸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사회는 이번주에도 개최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사회가 열린다 해도 신 사장 해임안이 통과될 지도 불확실하다. 사외이사 반대가 심하고 "검찰 수사 결과 이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기 때문이다.
◇ 국정 감사, 쟁점 될 수도
신한 사태는 정치권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영포라인이
KB금융(105560)에 이어 신한지주까지 손에 넣으려고 한다"며 "철저한 진상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신한 사태는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여부를 찾기 위해 신한은행 본점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서 신한지주의 회장은 금감원 검사를, 사장도 곧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