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긴장감이 갈등 고조와 완화를 반복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심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우크라이나 갈등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한 만큼 국내 금융시장과 증시를 지속적으로 밀착 모니터링 한다는 계획이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21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주식시장에선 우크라이나 문제가 가장 크다"면서 "환율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원화약세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게 일반적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원 오른 1197.6원으로 시작해 1200원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부터 10거래일 연속 1190원대를 오르내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하락 출발했다. 코스피지수는 장 개시 직후 1% 넘게 급락 출발한 뒤 한때 2700 아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위기 상황은 국내 물가하고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면서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에 더해 원자재 가격도 치솟으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압박도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오는 24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가 종전 2.0%에서 2% 후반이나 3%대로 대폭 상향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만약 이 관측대로 연 물가가 3%대로 오르면 2차 고유가 시기가 시작된 2011년(4.0%)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이 3% 이상을 기록하게 된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아직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하지 않고 군사적 긴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최고조로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도 긴장 상황에 돌입한 모습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연일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갈등 상황에 따른 주요 해외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해외 순방길에 올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유럽중앙은행) 총재 등 주요국 중앙은행장들과 금융당국·글로벌 신용평가사 최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협력 사항을 논의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증시와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밀착 모니터링 태세를 지속 유지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