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하이트진로(000080)에 이어 소주 가격 인상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주류 관련주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가격 인상 효과로 하이트진로 등에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1개월래 주가 흐름. 캡처=한국거래소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진로 등 소주 출고가를 평균 7.9% 올린다.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오리지널’ 360㎖ 병 출고 가격을 기존 1081.2원에서 1163.4원으로 82.2원 올리기로 했다. 2019년 5월 이후 2년 9개월만에 가격 인상이다.
무학(033920)도 2020년 1월 이후 2년 2개월 만인 내달 1일 소주 ‘좋은데이’와 ‘화이트’의 출고가를 1163.4원으로 평균 8.84% 인상한다.
보해양조(000890)도 내달 2일 ‘잎새주’, ‘여수밤바다’, ‘복받은부라더’ 등의 출고가를 평균 14.6% 올린다. ‘처음처럼’으로 유명한 소주 업계 2위
롯데칠성(005300)도 소주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소주 가격 줄인상은 이미 예견된 부분이다. 소주의 원료인 주정 값이 지난 4일 이미 7.8% 오르면서 전방위 인상이 예정되서다. 소주병 취급 수수료 병뚜껑 가격까지 올랐다.
소주 가격 상승 소식에 관련주에 대한 주식시장에서 반응은 뜨겁다. 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하이트진로는 이달에만 20% 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무학은 40% 가까이, 보해양조도 10%가 넘는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칠성도 10%대 상승세를 탔다.
증권가에서는 가격 인상으로 인한 관련 업체의 실적 개선이 전망되면서 향후 주가 전망도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하이트진로의 경우 신한금융투자가 업종내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긍정적 관심을 권고했다. NH투자증권도 하이트진로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4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에 대해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주 매출액 증가분은 연간 약 9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주정, 병뚜껑 등 원가 부담은 최대 400억원 정도로 전망되고, 일부 판관비 증가도 고려하면 영업이익은 약 300억~400억원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영업이익 추정치를 15~20% 증가시키는 수치라는 설명이다.
경쟁업체들도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는 만큼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에도 큰 변동은 없을 것이란 진단이다. 맥주 가격 인상 가능성도 높은 만큼 추가적인 이익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조 연구원은 "리오프닝 이후 외부 활동과 외식에 대한 이연 수요 발생 시 외식 채널에서의 소비 비중이 높은 주류 산업의 레버리지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미 세 차례의 거리두기 완화(20년 10월, 21년 2월, 11월)시기에 주류 소비가 크게 회복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오프닝에 대한 수혜가 업종 내에서 가장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진행되면서 주류 수요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이트진로의 경우 업소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외부 환경 개선 시 빠르게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