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국내외 증시가 출렁였다. 코스피는 2640선까지 주저앉았으며, 코스닥 지수도 3% 이상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로 외국인 매도세가 장중 커졌으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역시 지수에 압력을 더했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70.85포인트(2.61%) 내린 2648.6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29.10포인트(3.32%) 하락한 848.23에 마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간 전쟁 공포가 가시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으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우크라이나는 계엄령을 발령했다. 외신을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에서 폭발음이 들린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진 점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687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4856억원을 팔았으며, 개인은 홀로 1조1121억원어치를 저가 매수했다.
달러 강세 기조에 원달러 환율은 재차 1200원대로 레벨업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80원(0.74%) 급등한 1202.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채권금리 상승, 금리 인상 우려, 경기 불안 등 기존의 악재와 동시에 유입되면서 악재의 영향력이 배가 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전면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자재 가격 급등은 추후 물가, 통화정책, 금리 변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증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7년 5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했다"며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관측했다.
업종별로 전기가스업만 1.6% 상승 마감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에너지주들만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운수장비가 4% 급락했으며 2차전지 및 화학, 반도체, 바이오 대장주들의 주가 부진에 화학(-3.18%), 전기전자(3.18%), 제조업(3.03%), 의약품(-2.88%)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이날 중국과 일본 증시도 우크라이나 리스크에 오후 중 낙폭을 키우며 출렁였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가 1.81% 급락하며 5일째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상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가 각각 1.70%, 2.36%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사태의 전환점이 될 만한 이슈가 나오기 전까지는 당분간 분위기 반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내달 1일 있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에 주목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 연설에서 국내외 현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할텐데, 코로나 규제 완화 여부나 러시아에 대한 대응 등이 정해질 것"이라며 "연설 이후 막연한 공포에 대한 시장의 피로감도 풀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70.73포인트(2.60%) 내린 2,648.80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