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 등 산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된 여야 후보의 공약이 발표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강국 실현을 위한 의견이 공약에 녹아든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 바이오헬스 추격국가에서 선도국가로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바이오헬스산업발전 특별법' 제정 △민간주도형 바이오헬스산업 수퍼 클러스터 형성 지원 △첨단 분야 심사인력 및 규제과학 전문가 양성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또 신종 감염병 백신·치료제의 국내 원천기술 기반 확보와 백신 글로벌 허브 구축을 통해 보건안보와 관련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건강정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공공의료기관부터 건강정보를 통합·조회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100만명 규모의 국가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을 재편해 임상과 유전체 정보 집중관리로 활용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 후보는 바이오헬스산업 생태계 조성 및 기업투자 활성화도 약속했다. 또 "수익성이 낮아 공급이 어려운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기반을 마련하고, 정부 투자시설 및 민간 유휴시설 활용한 필수의약품 공공생산체계 구축하겠다"라고 공약했다.
이 밖에 △특허만료 의약품의 공정한 경쟁과 보험급여 의약품의 실효성 있는 재평가를 통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고위험·초고가약의 처방사전승인제 도입으로 환자안전과 합리적 의약품 사용관리 체계 마련 등을 통해 환자 안전을 추구하는 동시에 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국민의 힘은 제약바이오산업을 보건안보 확립과 국부창출의 새로운 길로 정의하고 국무총리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가 약속한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는 제약바이오 강국 실현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윤 후보는 또 제약바이오 주권을 확립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겠다며 백신주권, 글로벌 허브 구축을 위한 국가 R&D 지원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초고속 백신 개발 및 제조기술 △포스트코로나 백신·치료제 △필수백신 △디지털방역 등에 대한 국가 R&D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의 힘이 발표한 정책공약집을 보면 우리나라의 건강 관련 연구비는 6조6000억원 규모로 미국 216조원의 3.1%에 불과하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바이오헬스 한류시대를 열고, 백신·치료제 강국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첨단의료분야에 대한 공약도 발표했다. 첨단의료분야(재생의료, 정밀의료, 뇌과학, 노화, 유전자편집, 합성생물학 등) 바이오 디지털분야의 국가 R&D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윤 후보는 100만명 성인 코호트 사업에 전체 유전자분석을 실시하고 100만명 제대혈 코호트 구축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데이터를 접목한 바이오 R&D 혁신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끝으로 윤 후보는 제약바이오 강국 실현을 위해 제약바이오산업 핵심인재 양성 및 일자리 창출 생태계 조성을 약속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1월24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키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두 후보의 제약바이오 공약 발표 이후 나온 업계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동안 다양한 경로로 요구했던 것들이 대부분 공약에 포함됐다는 반응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협회가 여야에 제안한 정책들이 공약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은 제약바이오산업이 국민건강을 지키는 사회적 안전망이자 경제성장을 이끄는 고부가가치 산업임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대선후보 공약은 제약바이오산업을 진흥시키고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을 실현하는 데 직접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의 바이오헬스산업발전 특별법 제정과 윤 후보의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산업계에서 꾸준히 바랐던 공약이었다. 다만, 윤 후보의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는 국무총리 직속인 점에서 기존 산업계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앞서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지난 1월 24일 온라인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육성 정책과 재정, 규제가 다부처로 분산돼 있어 기초연구·임상시험·글로벌 진출까지 전주기 관리 주체가 없고, 이견이 발생하면 부처 간 간막이 현상이 발생한다"라며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 정책을 총괄,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대통령 직속의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