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LG전자, '태양광' 떼고 블록체인 신사업 날개단다

스마트폰 이어 태양광 사업 중단…오는 6월 종료
24일 주총서 블록체인·의료 사업 목적 추가 결의

입력 : 2022-03-02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LG전자(066570)가 스마트폰에 이어 태양광에서도 손을 떼고 블록체인, 의료기기 등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선택과 집중' 원칙하에 경쟁력이 약화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신사업으로 재편하겠다는 구광모 회장의 결단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태양광 셀 및 모듈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확대되며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는 등 사업 환경이 악화돼서다.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시장점유율은 1%대로 매출도 2019년 1조1000억원대에서 2020년 8000억원대로 하락했다. 해당 사업은 AS 물량 등을 고려해 오는 6월 30일자로 종료될 예정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1995년 LG정보통신으로 모바일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는 등 한때 전성기를 누렸으나 2015년 2분기부터 2020년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이른바 ‘아픈 손가락’이 됐다. 누적적자 규모도 5조원에 달했다. 따라서 LG전자는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지난해 7월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LG전자는 전세계 1위인 생활가전 사업과 더불어 전장, IT(모니터·노트북), ID(사이니지·상업용 TV 등), 로봇 등의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지난해 27조원 상당의 매출을 달성하며 경쟁사인 미국 월풀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세계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모델들이 LG 올레드 TV로 원화를 NFT화 한 디지털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신사업 확대도 적극 검토중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와 협업해 LG전자 스마트TV에서 클립 드롭스의 디지털 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TV앱 '드롭스 갤러리(Drops Gallery)'를 출시한 바 있다. 이는 ‘블록체인의 꽃’으로 불리는 NFT 관련 콘텐츠다. 스타필드 하남에서 열리는 'Amulet(애뮬릿) 호령전 범을 깨우다' 전시회에서도 원화를 NFT화 한 디지털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또 LG전자는 지난 1월 가정용 통증완화기 '메디페인'을 출시하고 동물용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까지 받는 등 의료기기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승인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저가 제품 판매 확대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사업보다 고객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성통증완화 의료기기 'LG 메디페인'. (사진=LG전자)
 
LG전자의 이같은 사업 구조 재편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이후 LG그룹이 매각하거나 철수한 사업은 10개가 넘는다.
 
실제로 2019년에는 LG전자의 연료전지 사업과 수처리 사업,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 사업 등이 매각되거나 중단됐다. 2020년에는 LG화학의 편광판 사업을 중국 산산그룹에 매각한 바 있다.
 
이같은 사업 재편 덕에 LG전자의 기업 가치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LG전자 시가총액은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약 10조원 수준에서 이날 기준 약 20조원까지 늘었다. 이는 구 회장 부임 이후 연평균 3조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배터리팩 사업 이후 태양광 패널 사업까지 철수하면서 LG전자의 체질 개선 방향성이 더욱 뚜렷해졌다"며 "지속 가능 및 사업의 고도화를 목표로 안정적인 이익을 기반으로 전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성장성이 분명한 미래사업 중심으로 전장, 로봇, 스마트솔루션(플랫폼), B2B 부문에 대한 투자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고 신사업 확대를 위한 지분 투자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4조72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8.7% 늘어난 수치로 연간 매출액이 7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3조8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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