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관악구 소재 신림-봉천터널 2공구 공사 현장을 방문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 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먼저 오 시장은 2공구 공사 현장으로 지하터널 내부 붕괴를 막기 위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인 터널 라이닝 공사 현장 등을 점검했다. 해당 구간은 원도급사인 GS건설이 직영 공사를 하는 곳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의 쟁점으로 꼽히는 불법 재하도급의 우려가 적은 곳이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장은 "위험한 작업 환경에는 우선적으로 직영 공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직영공사를 하면 작업 지시나 안전 지시가 작업자에게 직접적으로 도달하기 때문에 안전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 시장은 "가장 큰 문제가 하도급에서 문제점이 생기는데 갈수록 하도급은 늘어난다"라며 "절반 정도를 직영 공사로 바꿀 수 있다면 안전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낙하방지망 같은 걸 기계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게 오히려 작업 속도만 늦추고 사업 위험성은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탄력적으로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는 근로자의 안전한 작업을 유도하기 위해 CCTV 11개소가 설치됐다. 또 공기 순환이 힘든 지하터널 특성을 반영해 유해가스 측정장치를 설치했다. 근로자들이 작업 중 유해가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산소농도, 일산화탄소 농도 등 작업 환경을 상시 관리하기 위한 장치다.
오 시장은 터널 굴착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진동 등 주민 민원에 대비한 대책도 점검했다. 현재 서울시는 전단면 방식으로 진행했던 발파 방법을 상·하로 나눈 반단면 분할 발파로 변경해 시공 중이다. 진동과 관련해서는 향후 공사 전 주변 건축물에 계측기를 설치해 주기적으로 진동 상황을 계측할 계획이다.
신림-봉천터널 도로건설공사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습정체도로인 남부순환도로의 기능회복을 위해 남부순환도로 시흥IC와 강남순환도로 봉천터널을 지하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2007년 계획됐다.
당초 2017년 준공을 목표로 2010년 10월 착공했으나 완공 예상 시기가 2026년 12월로 약 10년 가까이 늦어졌다. 연 870억원이 필요했지만 올해까지 연 211억원 투입에 그쳤고, 진·출입로 이전과 신림경전철 노선 중첩에 따른 선형 변경 등으로 공사가 지체됐다.
터널의 현재 공정률은 41%(1공구 26%, 2공구 56%)이다. 총 사업비 6151억 중 2727억이 투입됐으며 향후 3424억을 투입한다. 올해는 약 300억원으로 계획된 예산이 제대로 반영될 경우, 설계가 완료되면서 공사에 속도가 날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관악구 신림-봉천터널을 방문해 현장 작업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