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윤석열 부동시' 검사 결과 열람…공방만 더 격화

군 면제시 시력차 0.7…검사 임용시 0.3로 줄어
검찰총장 인사청문시 제출 시력 다시 0.7 차이
민주당 "윤, 의혹 해소 위해 정밀 검사받아야"
국민의힘 "단순 시력…굴절률 검사 없어" 반박
이재명, 음주운전 1건 포함 벌금 전과 4건

입력 : 2022-03-03 오후 5:46:41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부동시(짝눈) 논란'을 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의원들이 자료를 열람했다. 병역 면제 당시 크게 벌어졌던 윤 후보의 양 눈 시력차이가 검찰 임용 때 줄었다가 검찰총장 때 다시 벌어졌다. 여당은 윤 후보가 시력 자료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강하게 비판했으나 야당은 단순한 시력검사로, 부동시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법사위는 3일 법무부가 제출한 윤 후보의 1994년과 2002년 신체검사서 두 건을 열람했다. 여야는 지난달 25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 후보의 검사 임용·재임용 시 신체검사서를 제출받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범죄수사경력 자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동시 관련 자료를 열람한 뒤 각자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뉴시스)
 
법사위 의원들 확인 결과, 윤 후보의 시력 차이의 1994년과 2002년 각각 0.2와 0.3으로 병역 면피 당시 시력 차였던 0.7보다 줄었다. 여당이 지난 2월4일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제보 내용과 동일했다. 
 
법무부는 윤 후보가 지난 1994년 검사 인용 시 낸 채용 신체검사서와 2002년 재임용 채용 신체검사서에 첨부된 시력 자료를 제출했다. 법사위 의원들에 따르면 1994년 자료에서 윤 후보의 시력은 좌 0.7, 우 0.5였으며, 2002년 자료에서는 좌 0.9, 우 0.6이었다. 각각 보라매병원, 강남병원에서 받은 신체검사 결과다. 반면, 지난 1982년 받은 병사용 안과 진단서에는 윤 후보의 시력이 좌 0.8, 우 0.1로 부동시 판정받았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이후 제출한 분당서울대병원의 진단서에는 좌 1.2, 우 0.5로 0.7 차이가 난다.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재임용 자료에는 좌 시력 표시란에 도장 하나, 우 시력 표시란에 도장하나가 찍혀있는데 이 의미에 대해서는 의사한테 물어봐야 할 듯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 후보에 대한 부동시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부동시와 관련해선 시력만 필요한 게 아니라 디옵터에 대한 검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단순한 시력 검사만 있는 상태다. 굴절률 표시는 없었다"며 "신체검사 결과는 검사로서는 임무수행하기에 합격이다라고 적혀있다"고 강조했다. 병역면제와 검찰총장 임명을 위해 받은 시력 검사와 검찰 임용 검사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는 법사위 직후 즉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시력 자료를 부정 발급받았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안과 전문의에게 문의해 본 결과 한 번 부동시로 나온 시력이 절대 좋아질 수 없다. 좋아질 수 있는 질환이면 병역면제사유가 될 수 없다"며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 본인이 해명하고 싶으면 공정한 제3의 의료기관에서 부동시라는 것을 확인하는 의료적 방법에 의하여 검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의혹 해소를 위해 윤 후보가 '조절마비 굴절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가 검찰총잘 후보 당시 받은 검사는 '조절마비 굴절검사'가 아닌 '자동 굴절검사'였기 때문이다. 안약 조절마비제를 사용해 정밀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시력 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후보 당시 제출한 진단서 원본을 입수해 감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만약 윤 후보가 이 검사를 회피한다면 결국 본인의 눈이 정상이기에 검사를 회피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도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에 나섰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임용 당시 받은 시력 검사는 부동시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조절마비 굴절검사'가 맞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후보 당시 청와대에 제출했던 세브란스 병원 진단서를 근거로 들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세브란스(진단서)는 청와대 검증 자료로 제출한 것인데 청와대가 자동 굴절검사, 조절마비 굴절검사 차이도 모르고 임명 동의안을 재가 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범죄경력조회 자료도 동시 열람됐다. 이는 이 후보가 직접 신청해 제출한 자료다. 경찰이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범죄경력은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음주운전 1건을 포함해 4건의 벌금 전과가 확인됐다. 여기에 최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지난 2020년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취지 파기 환송 판결을 받은 친형 강제입원 의혹 관련 허위사실 공표 건까지 총 6건의 자료가 법사위에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측은 이 후보의 수사 자료표가 자신들이 예상했던 양식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자료 요청한 것은 범죄경력이 아닌 수사경력을 별도로 원했는데 이건 이재명이 스스로 신청해서 받은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경찰은 본인이 신청하면 발급해주겠다고 했고, 출력부터 경찰이 입회했으며, 받아서 수령한 사람은 법사위전문위원이었다. (자료를 받아) 바로 밀봉했기에 야당이 원한 그 자료다"고 반박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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