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해외 노선 확대와 비즈니스석·OTT 영상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팬데믹 이후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항공 여객 서비스를 미리 정비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LCC들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여객 서비스 강화와 화물 운송 확대 등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항공 항공기가 이륙하는 모습. (사진=제주항공)
6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30일부터 주 2회(월·수) 부산~사이판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김해 국제공항에서 오전 8시 출발해 오후 1시(현지시간) 사이판에 도착하고 사이판에서 오후 2시 출발해 김해공항에 오후 5시20분 도착한다.
'보복소비' 여객 수요 대비
사이판은 한국과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이 체결돼 있어 귀국 시 7일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제주항공이 올해 운항하는 국제선 노선은 이번 재개 노선과 인천~오사카 등을 포함해 11개다. 폭발적인 여객 수요가 예상되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여행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이동수단 예약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 무브와 업무협약을 맺고 항공권 예약부터 출발공항으로 이동 수단과 도착 공항에서의 이동 수단을 한번에 예약하는 통합교통플랫폼(MaaS) 구축에 나섰다. 여행 시 현지 이동 수단 선택 문제를 항공권 예약 단계에서 해결해 포스트 코로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화물 운송 사업도 확대한다. 제주항공은 기존 여객기 한 대를 6월까지 개조해 국내 LCC 최초로 화물 전용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10월 국내 화물 운송 점유율이 0.1%에 그쳤지만 이번 화물 전용기 도입과 고객사 확대로 실적을 높여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중단거리 여객기종 보잉 B737맥스-8를 순차 도입해 여객 수요 확보를 지속한다. 기존 보유 항공기 B737-800과 기종은 같지만 성능이 좀 더 높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존 보유 항공기로) 최대한 갈 수 있는 거리가 말레이시아 정도라면 맥스 기종은 싱가포르나 인도네시아까지 갈 수 있다"며 "운항 거리가 좀 더 길어져 갈 수 있는 취항지가 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이 도입한 대형기 A330-300 1호. 티웨이항공은 올 상반기까지 대형기 총 세 대를 도입해 중장거리 노선 확보에 나선다. (사진=티웨이항공)
대형기 도입, 기내 서비스 강화
티웨이항공은 최근 대형기 에어버스 A330-300 기종 1호기를 도입하고 비즈니스 클래스 12석을 국내 LCC 최초로 제공한다. 5월까지 같은 기종을 3호기까지 추가 도입한다. 티웨이항공은 싱가포르와 호주 시드니, 하와이와 동유럽 노선 취항과 화물 운송 투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대형기 도입으로 적재 용량이 늘어 화물 운송 사업에도 유리해졌다. 다만 제주항공과 달리 화물 전용기 도입은 하지 않는다.
기내 서비스도 강화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020년부터 제휴해온 OTT 플랫폼 왓챠의 영상 화질을 기존 FHD에서 최대 UHD 4K 화질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이용권을 제공한다. 동시 재생 기기 대수도 기존 1대에서 4개로 늘렸다.
티웨이항공은 이달부터 12월31일까지 온라인으로 항공권을 예매하거나 탑승하는 승객에게 왓챠 서비스 10일 무료 이용 쿠폰을 준다. 항공기에서 왓챠 영상을 보려면 탑승 전까지 콘텐츠를 기기에 저장하면 된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대형기 A330-300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에는 테이블마다 개인용 전자기기 홀더와 충전용 USB 포트가 설치돼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새로 도입한) 대형기가 기존에 갖고 있는 B737보다 훨씬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어 화물 운송도 확대할 수 있다"며 "(왓챠의 경우) 기존에 제공해온 서비스를 이번 대형기 도입으로 조금 더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