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역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코로나19 확진자 및 격리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20대 대선 사전투표 과정에서 부실관리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추가 입장문을 내고 "많은 혼란과 불편을 드려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오는 7일 확진자가 투표지를 직접 투표함에 투입하는 방법 등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발표한 추가 입장문에서 "위원회는 감염병 확산 예방과 확진 선거인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많은 고민과 준비를 했으나, 안정적이고 질서 있게 투표를 관리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선관위는 이날 오전 내놓은 입장문과 달리 오후에 내놓은 추가 입장문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재차 사과했다.
선관위는 "사태 발생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속하게 실태조사를 실시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며 "투표준비 측면에서는 사전에 임시기표소 투표방법을 제대로 안내 받지 못해 선거인이 항의 또는 투표를 거부하거나, 선거인이 기표한 투표지가 담긴 봉투를 바구니·종이가방 등 통일되지 않은 방법으로 투표소로 옮기는 등 물품 준비가 미흡했다"고 시인했다.
또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투표소가 협소하여 확진 선거인과 일반 선거인의 동선이 겹치거나, 일반 선거인의 투표가 종료된 후에도 시설관리인의 거부로 확진자 투표를 투표소 안에서 진행하지 못하거나, 창고 등에 임시기표소를 설치하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투표관리 측면에서는 확진 선거인에게 교부한 임시기표소 봉투에 이미 기표된 투표지가 들어있거나, 투표용지 뒷면에 선거인의 성명을 기재하거나, 확진자의 사전투표율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함으로써 선거인이 추운 날씨에 밖에서 장시간 대기하기도 했다"고 인정했다.
선관위는 "무엇보다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직접 투표함에 투입할 수 없어 직접선거의 원칙이 침해됐다는 지적에 많은 국민이 실망하며 질책하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는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각종 사고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며, 우리 위원회는 안정적인 선거관리에 대한 국민의 믿음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선관위는 오는 7일 코로나19 확진자 및 격리자들이 투표지 직접 투표함 투입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번에 제기된 각종 문제점이 선거일에는 재발되지 않도록 보다 세밀하게 준비하겠다"며 "확진 선거인이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직접 투표함에 투입하는 방법 등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3월7일 개최되는 전체 위원회의에서 확정한 후 발표하겠다"고 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