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한해 동안 국내에서 판매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4억갑에 달하는 가운데 담배 업체들이 신제품을 쏟아내거나,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데 주력하며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궐련형 전자담배는 4억4410만갑으로 전년 대비 17.1% 증가했다. 전체 담배 시장에서 전자담배 판매 비중은 12.4%다. 이는 지난 2017년 2.2%에서 2018년 9.6%로 큰 폭으로 상승한 후, 2019년 10.5%, 2020년 10.6%로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 일반 연초(궐련) 담배 판매량이 31억4620만갑으로 2% 감소한 것과 다른 양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재택근무 확산 등이 전자담배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는 게 기재부 분석이다. 연초와 달리 담뱃재가 없고 냄새가 덜 난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한국필립모리스,
KT&G(033780), BAT로스만스 등 담배업체들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 디자이너)
전자담배 '아이코스'로 유명한 한국필립모리스는 연내 '아이코스 일루마'를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코스 일루마는 지난해 일본에 먼저 출시된 제품으로, 일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이같은 전망대로 한국필립모리스가 국내에 아이코스 일루마를 출시한다면 이는 2년 만에 내놓는 신제품이 된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2025년까지 100개국에 아이코스 등 비연소 제품을 출시하고 4000만명의 성인 흡연자를 비연소 제품 사용자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힌 만큼 국내에서도 신제품 출시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선 KT&G는 올해 '릴' 시리즈 신제품을 앞세워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KT&G는 지난해 기준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40.4%로 2017년 제품 출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 2월에는 경쟁사를 모두 제치고 시장 1위에 올라섰다.
KT&G가 경쟁사에 비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뒤늦게 진출했음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낸 것은 릴 시리즈 신제품이 연이어 성공했기 때문이다.
릴은 출시 1년 만에 100만대를 판매하며 인기 제품으로 자리잡았고 이에 KT&G는 '릴 플러스', '릴 미니', '릴 하이브리드', '릴 솔리드' 등 후속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전용 스틱인 핏과 믹스도 2020년 11종에서 현재 20종으로 확대했다. KT&G는 올해도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T&G의 전자담배 '릴 솔리드 2 0'과 '핏'(사진=KT&G)
BAT로스만스도 본격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BAT로스만스는 지난 1월부터 전자담배 기기 '글로 프로 슬림'의 판매 채널을 편의점으로 확대했다. 고객 편의 향상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BAT로스만스는 글로 프로 슬림의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이목도 끌었다. 한정모델로 제품의 희소성과 소장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BAT로스만스는 성낙진 일러스트레이터 작가와 온주완 배우과의 협업을 통해 아티스트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 에디션은 화이트 색상의 글로 프로 슬림 기기에 성낙진 작가의 캐릭터 '미스터 블랭크'를 활용, 온주완 배우가 인라인스케이트로 질주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앞서 지난달 선보인 제이블랙 에디션이 출시 2주 만에 완판되자 당초 계획을 앞당겨 새로운 한정판 에디션을 내놓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유해성이 적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만큼 향후에도 전자담배 시장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업체들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