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다툼 끝에 친누나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남동생에게 징역 30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는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28)의 상고심에서 징역 30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인천 남동구에서 함께 살던 친누나 B씨(30)가 자신의 행실을 나무라자 주방 싱크대에 있던 식칼을 30여차례 휘둘러 사망케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누나가 사망하자 시신을 캐리어 가방에 넣어 아파트 옥상 창고에 숨겼다가 범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강화군 모 농수로에 던저 유기한 혐의도 받았다. 검경의 조사 결과 누나와 A씨는 평소 A씨의 늦은 귀가와 카드 연체·과소비 행태·도벽 등으로 여러번 다퉈왔다.
A씨는 이후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B씨를 가장해 가족과 직장동료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피해자 명의로 1000만원을 대출받아 사용하기까지 했다. 아울러 존재하지 않는 남자친구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극히 잔인하고, 사체 유기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지만, 징역 30년이라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 법원 역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친누나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A(28)씨가 2021년 5월2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고개를 숙인 채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