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은 역사에 남을 초박빙 승부로 꼽힌다. 3406만7853표 중 단 24만7077표 차이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역대급 비호감' 후보들의 매치라는 평가와 동시에, 개표율이 90%를 넘어가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결과 때문에 온 국민이 긴 밤을 지샜을 것이다. 개표가 막 시작됐을 때만 해도 이 후보가 소폭 앞서는 모습을 보였으나 밤 10시30분을 넘어가면서 슬슬 윤 후보가 추격을 시작했다.
윤 후보는 강원과 충청, 영남에서 앞섰고 이 후보는 경기, 호남에서 압도적이었다. 특정 지역에서 각 후보에게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났으나 평균적으로 비슷한 수치가 나오며 결국 변수는 서울이 됐다. 각 당사에서 엇갈리는 희비는 안 봐도 뻔했다.
결국 0.73% 차이로 '겨우' 정권을 잡게 된 국민의힘, 그리고 윤석열 당선인은 왜 이번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할까. 대선 직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를 이유로 사퇴한 것도 큰 몫을 했다고 본다.
단일화가 큰 표를 행사하진 못 했을지 언정, 단일화라도 안 했으면 결과가 어떻게 뒤집혔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하나의 동네 인구 만큼도 못 한 득표율 차이가 이를 증명한다. 국민들이 이번 대선에서 누구에게 표를 줄까 끝까지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숫자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당선됐다는 착각은 부디 하지 않길 바란다.
지난 대선은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이는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쳤고, 여야 불균형이라는 문제를 낳았다. 국민들도 절대적인 지지가 위험하다는 것을 학습하고, 이번 대선에서는 다소 냉정해진 분위기다. 정권 교체를 해줬으니, 이후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경고의 의미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검사 출신 대통령, 정치 경험이 1년도 안 되는 정치 신인, '0선' 대통령 등 윤 당선자를 향한 화려한 타이틀이 결정적인 이유는 아닐 것이다. 국민들이 기존 정치인들에게 염증을 느끼고, 매번 정권에 실망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신선한 인물에게 거는 기대감을 부디 윤 후보가 잘 견디고 헤쳐나갔으면 한다. '0.73%'는 날씨로도 뒤바뀔 수 있다는 수치라는 경각심과 함께.
윤민영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