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인수위 인선과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여성가족부 폐지를 재확인했다. 윤 당선인은 여가부가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며 새롭게 정부조직을 구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7개 분과·1개 위원회·2개 특별위원회로 구성되며, 인수위원장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인선했다.
윤 당선인은 13일 오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인수위 구성 방안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기획·조정 △외교·안보 △정무·사법·행정 △경제1 △경제2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등 7개 분과와 국민통합위원회, 코로나 비상대응 특위, 지역균형발전 특위 등으로 구성된다.
이 과정에서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내걸었던 여가부 폐지 공약을 재차 확인했다.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 여러 이견이 나온다는 지적에 그는 "여성·남성이라 하는 집합적 구분과 여성·남성이라는 집합에 대한 대등한 대우라는 방식으로는 여성이나 남성이 구체적 상황에서 겪게 되는 범죄,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여가부가)과거 남녀 집합적 성별 차별이 심해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만들어 많은 법제를 통해 역할을 했는데 지금부터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불공정 사례라든지 범죄적 사안에 대해 더 확실하게 대응하는 게 맞기 때문에 이제는 부처의 역사적 소명이 다하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등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와 함께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 폐지도 공약대로 이행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다른 비서실의 지원이면 충분하다며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은혜 대변인 당선인은 이날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2부속실 폐지 여부와 관련해 "공약으로 한 부분은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와 함께 청와대 수석제도 폐지도 약속했다.
인수위원장으로는 안철수 대표가 선임됐다. 지난 3일,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윤 당선인과 전격적으로 단일화한 안 대표는 인수위 단계부터 공동정부를 꾸리기로 당선인과 합의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안 대표의 방역·의료 등 전문성을 높이 사며 안 대표에게 인수위원장과 함께 코로나 비상대응 특위위원장도 맡겼다. 윤 당선인은 "코로나 비상대응특위는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신속한 손실보상과 방역, 의료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라며 "인수위원장이 동 특위위원장을 겸직해, 보다 책임감 있게 챙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부위원장으로는 선대본부장을 맡아 선거 업무 전반을 진두지휘한 대선 일등공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선임됐다. 윤 당선인은 권 부위원장의 의정경험과 경륜을 높이 사며 안정적 리더십을 기대했다. 기획위원장으로 선임된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선대본 정책본부장으로 정책을 총괄했다. 기획위원장은 선거 공약을 국정과제로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대선 개표상황실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 당선인은 "인수위는 정부 공무원들로부터 인수인계를 위한 업무보고를 받고, 새정부의 국정과제를 만들고 우선순위를 정한다"며 "제가 선거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드린 약속도 함께 보고받아 국정과제를 수립해야 하기 때문에 기획위원회를 둬서 제가 약속드린 부분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 두 개가 같이 간다"고 설명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인수위원장과 인수위원의 가교 역할을 하며 업무의 원활한 협조와 성과는 부위원장이 전담한다"며 "인수위가 있고 인수위원장 아래에 기획위원장을 두고 있는 기획위원회라는 조직이 있게 된된다"고 부연했다.
인수위원 인선은 이르면 이번주 내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김 대변인은 "기획조정 분과 간사나 인수위원 관련해서는 곧 인수위원장이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나머지 분과위원은 검증작업을 추가로 거쳐야 한다. 가급적 일주일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조직도. (사진=국민의힘)
한편 윤 당선인은 민주당의 대장동 특검 추진과 관련해 "부정부패 진상규명에는 진상이 확실하게 규명될 어떠한 조치라도 국민들이 다 보시는 데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거기에는)꼼수도 없고, 저는 늘 주장했다. 작년부터"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사원칙에 지역·여성 할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국민을 제대로 모시기 위해선 각 분야 최고의 경륜과 실력있는 사람으로 해야 한다. 자리 나눠먹기 식으로는 국민통합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움직임과 관련한 당선인의 입장에 대한 질문에는 "이와 관련해 보고받은 바 없다"며 "지금 이게 ICBM이냐 아니냐 하는 것에 대해선 며칠 전에 이미 입장 표명을 했다. 더 이상의 입장 표명에 대해서는 제가 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김은혜 대변인은 "특별한 입장을 현재 밝힐 수 없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김 대변인의 입장 표명을 보고 받지 못했다고 하자, 김 대변인은 "당선인의 입장을 말씀드린 게 아니었다. 그동안의 원칙과 입장을 견지했음을 다시 한 번 확인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