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66.1%' 늘었지만…철강 물꼬 트기에 나선 대표단

2021 양국 무역액 1691억 달러 기록
FTA 특혜 관세 품목 대미 수출…10년 새 220.4%↑
10여년 간 투자 규모 송금 기준 1230억 달러 육박
대표단, 14~18일 방미…‘철강 232조’ 물꼬 트나

입력 : 2022-03-14 오후 3:52:53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미국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년의 눈부신 성과에도 우리나라 철강 제품의 대 미국 수출 제한인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는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포함한 정부·국회 대표단의 이번 방미행이 철강 232조 해결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21년 한·미 양국 간 무역액이 1691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5%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FTA 체결 시점인 2012년의 1018억 달러와 비교해 66.1% 늘어난 수치다.
 
수출을 보면 지난해 대 미국 수출 총액은 959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9.4% 늘었다.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8.9%), 자동차부품(25.8%), 반도체(21.4%), 컴퓨터(25.8%), 석유제품(104.1%) 등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한국 제품의 미국 수입 시장 점유율은 3.4%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또 작년 수입액은 1년 전보다 27.3% 증가한 732억 달러로 파악됐다. 상위 5개 수입 품목인 원유(55.8%), 반도체 제조용 장비(48.4%), 천연가스(129.9%), 액화석유가스(62.6%), 자동차(43.7%) 등이 모두 전년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제품의 한국 수입 시장 점유율은 11.9%로 전년보다 0.4%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대 미국 무역수지는 22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FTA 발효 이후 대 미국 흑자 규모는 등락을 반복해오고 있지만 매년 흑자 유지다.
 
산업부는 FTA 특혜 관세 품목을 중심으로 미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해 한미 FTA 특혜 관세 품목의 대미 수출은 412억7000만 달러로 2012년(128억8000만 달러)과 비교해 220.4% 증가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에 달한다.
 
자동차·석유제품 등 호조로 인해 FTA 특혜 관세 품목 수출은 전년 대비 2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특혜 관세 미적용 품목의 대미 수출은 19.7%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액의 경우 34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9.4%, 2012년보다 215.4% 늘었다.
 
2020년 기준 한·미 양국 간 서비스 무역 총액은 431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서비스 교역의 22.3%를 차지했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서비스 교역국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으로 1년 전보다는 12.4% 감소했다.
 
FTA 발효 이후 9년간(2012~2020년) 연평균 서비스 무역액은 462억 달러로 발효 이전인 2011년(450억 달러)과 비교해 2.6% 증가했다.
 
투자 규모도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다. FTA 발효 이후 2012년부터 작년 3분기까지 누적된 한국의 대미국 투자는 송금 기준 1129억9000만 달러로 발효 전 10년(2002~2011년) 295억8000만 달러와 비교해 282%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투자 유치액은 482억 달러로 98% 증가했다. 작년 미국의 대 한국 투자는 신고금액 기준 52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미국발 투자 감소는 미국 중심의 신 글로벌 공급망(GVC) 정책 본격화 등 자국 투자 확대 정책 영향이 작용했다"며 "서비스업 부문이 미국발 투자를 주도하고 있고, 첨단 제조업,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등에서 투자가 지속되면서 질적 고도화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부 품목에 대한 수입 규제 조치다. 상호 호혜적인 한·미 관계에도 우리나라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 제한은 풀어야할 과제다.
 
철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안보를 침해한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기도록 한 조항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발표한 '한미 FTA 10주년 평가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한국산 철강에 대해서는 관세 조치 대신 물량 제한으로 합의했지만, 우리 물량 확대 요구에 대응하지 않는 답보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미 미국은 유럽연합(EU)와 일본을 대상으로 고율 철강 관세 철폐 합의를 마쳤다.
 
철강 업계는 우리나라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을 제한한 철강 232조 조치에 대해 글로벌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 유럽과 일본산 철강 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경우 우리 철강 제품의 수출량이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3일 오전 방미행에 오른 상태다. 오는 18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워싱턴 D.C·미시간·뉴욕을 방문하는 등 한미 FTA 발효 10주년 기념 일정을 소화한다. 
 
그러면서도 미국 정부·의회·싱크탱크·기업인 등을 대상으로 전방위 아웃리치(봉사·원조 활동)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기간 동안 정부 대표단은 철강 232조 문제를 비롯해 전문직 비자(H-1B) 쿼터 등 한미 통상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21년 한·미 양국 간 무역액은 1691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5%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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