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늘 주총…성능 논란·노사 협상 넘고 이사진 선임하나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서 개최…핵심 안건은 '이사 선임'
국민연금·소액주주 '반대표'…노사 문제는 '현재진행형'

입력 : 2022-03-16 오전 6:00:12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GOS(게임최적화서비스·Game Optimizing Service)'논란과 더불어 노사 간 임금 협상 갈등을 남긴 상태에서 주주총회를 맞게 됐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주주총회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이사진 선임에 반대하고 있으며 노태문 MX 사업부장의 사과에도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따라서 이사진 선임안 의결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는 이사진 선임이다. 지난해 말 반도체 부문 대표로 임명된 경계현 DS 부문장을 비롯해 노태문 MX 사업부장, 박학규 DX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등 사장 4명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주총에 상정돼 있다.
 
하지만 새 이사 선임을 놓고 '큰손' 국민연금을 비롯해 개미로 불리는 소액주주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최근 공시를 통해 경계현·박학규 후보에 대해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선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한조·김종훈 후보에 대해서도 '감시 의무 소홀'을 이유로 선임을 반대했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8.69%에 달한다. 국민연금의 반대로 사내이사 선임이 무산될 정도는 아니지만 찬성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이달 들어 논란이 불거진 'GOS 사태'에 대한 고객 불만도 여전하다. GOS 사태에 대해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카페 가입자는 7500명을 돌파했다. 해당 까페 운영진은 주총장 앞에서 트럭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GOS 집단소송 카페 운영진은 "주총날 오전 8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는 수원컨벤션센터, 이후에는 16시30분까지 삼성 수원 본사앞에서 트럭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액 주주들도 노태문 사업부장의 사내 이사 선임을 거부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반대 투표 인증글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506만6300여명이다. 이는 전년(215만3900여명)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도 현재진행형이다. 삼성전자는 노동조합과 임금 합의를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에서 주총을 진행하게 됐다. 삼성전자 경영진과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오는 18일 오후 1시 대표이사실에서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서는 경계현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3명~4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교섭단은 이번 대화에서 급여 체계와 관련해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의 성과급 재원 변경 △정률 인사에서 정액 인상으로의 공통인상률(Base-up) 변경 △포괄임금제와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휴식권과 관련해 △유급휴일 5일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을 의제로 제시할 방침이다. 
 
앞서 공동교섭단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계약 연봉 정액 인상과 성과급 지급 기준 마련을 전제로 한 인상 수준 조정안, 포괄임금제·임금피크제 폐지 요구안, 육아휴직·유급휴일 추가 요구안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들 요구안에 대해 교섭 대상이 아니란 이유 등을 들어 모두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에 진행되는 대화에서도 노사의 합의 과정은 원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은 주총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자사주를 대거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는 동시에 향후 주주가치 제고에 앞장서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해석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16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사주 2만4000주(약 17억원)를 매입했다. 특히 선임 안건에 오른 노태문 사업부장과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은 각각 삼성전자 보통주 8000주(약 5억6000만원), 6000주(약 4억2000만원)를 매입했다. 이번 추가 매입으로 노 사장은 총 1만3000주, 박 사장은 총 1만8000주를 보유하게 됐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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