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출 규제 완화를 예고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집 마련의 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공약으로 나온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 외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도 선결 조건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2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250만 가구 이상의 주택 공급을 진행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특히 집값 문제가 심각한 수도권의 경우 서울 50만 가구를 포함해 총 1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해 LTV 상향도 공약에 포함됐다. 생애 최초 주택구매 가구의 LTV 상한은 80%까지 높이고, 생애 최초 구매가 아니더라도 LTV 상한을 지역과 관계없이 70%로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DSR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부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의 대출 규제 완화 공약이 현실화하면 내집 마련하기가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기엔 LTV 상한 조정과 함께 DSR 완화가 필수적이란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윤 당선인의 공약대로 대출 규제가 완화된다면 내집 마련의 기회가 확실히 많아지긴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DSR 규제가 그대로라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어느 정도로 풀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 교수도 "LTV는 완화하는데 DSR을 풀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면서 "청년층에 한해서라도 DSR을 일부 완화해주는 식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DSR 규제는 빚을 갚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란 점에서 완화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다시 부동산 시장이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DSR 규제를 남겨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의 공급이 없는 상태에서 DSR만 높아지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는 향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정상화 됐을 경우 대출 부실 위험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의 한 부동산 업체 밀집 상가 모습.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