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민주당이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방식을 확정했다. 차기 원내대표는 6월 지방선거와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하며 혼란한 당을 재정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세력 대결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통용될 지는 미지수다. 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는 중앙위원회 추인을 통해 더 이상의 거취 논란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비대위는 21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원내대표 선출안을 인준했다. 교황선출 방식인 '콘클라베'를 차용해 오는 24일 원내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172명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차기 원내대표로 누가 적합한지 투표한 후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는 의원이 있으면 바로 원내대표로 선출한다. 1차 투표에서 원내대표가 선정되지 않으면 10% 이상을 득표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정견 발표 기회를 제공하고, 재적의원 과반수 득표자가 원내대표로 선출된다. 다만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통해 최다 득표자를 최종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번 원내대표 선출이 세력 대결로 흐르지 않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종 결정까지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고, 후보자 본인의 정책·비전 등 정치적 의사표현은 열어두되 타 후보에 대한 당선과 낙선 목적의 모임이나 지지 호소는 금하기로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최종 결정까지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해 혹시 있을지 모르는 후보 간 결합·이합집산을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며 "선거운동 방식에 있어서도 계파간 모임이나 줄세우기 등을 엄격히 금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김태년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지난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개혁법안 실천을 위한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6월 지방선거와 8월 전당대회 등 대선 패배 이후 당의 명운을 좌우할 굵직한 선거를 이끌게 되는 만큼 향후 당내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벌써부터 계파 세모으기도 감지된다. 비대위 지도부의 당부는 당부로만 남게 됐다. 현재 박광온 의원과 박홍근 의원(이하 가나다 순)이 양강구도를 이루는 가운데 김경협·안규백·이원욱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박광온 의원은 이낙연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지냈고, 경선에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이낙연계다. 박홍근 의원의 경우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고 후보 비서실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이재명계다. 때문에 '이낙연 대 이재명' 대리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홍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졌고, 정세균계인 이원욱 의원도 이날 뉴스토마토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 출연해 "지금이 민주당을 새롭게 탄생시키고 매력 있는 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해 도전하게 됐다"며 출마의 변을 전했다.
새롭게 선출되는 원내대표와의 관계설정이 중요해진 윤호중 비대위는 이날 체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위를 소집키로 했다. 비대위는 오는 25일 당무위원회, 다음달 1일 중앙위에서 공동비대위원장 인준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더 이상의 논란을 막기 위한 쐐기로 중앙위 추인을 거치겠다는 의미다. 중앙위 구성을 보면 표 대결시 당권파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논란을 잠재우고 비대위의 정통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중앙위 인준을 받자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중앙위 인준 추진에 대해 "윤 위원장이 스스로 제안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