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IT·게임 업계 주가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경영진들이 주가 부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대체로 화답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주가 부양 의지만을 보이는 것보다 실적 개선 등 명확한 호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지난 21일 네이버(
NAVER(035420))는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각각 1억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 측은 "신임 경영진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확신하고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주식 매입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장병규
크래프톤(259960) 의장도 지난 2월 말 200억원 규모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그 역시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당시 "주가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며 "일정 금액에 해당하는 크래프톤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행동에 옮긴 것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지난달 초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카카오(035720)는 향후 3년간 별도기준 잉여 현금 흐름의 15~30%를 재원으로 이 중 5%를 현금배당, 10~25%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지난달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카카오)
이 외에
엔씨소프트(036570)는 2024년까지 배당 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매년 연결당기순이익의 30%를 현금배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주요 빅테크·게임 기업들이 강력한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낸 것은 지난해 대비 주가가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100만원을 상회하기도 했던 엔씨소프트는 현재 절반도 채 되지 않는 46만원대에 머물고 있고,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크래프톤도 공모가(49만8000원)의 절반을 간신히 넘긴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 때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놓고 다툼을 하던 네이버와 카카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한 편이다. 이들 기업 중 눈에 띄는 상승세가 보이는 곳은 카카오 정도다. 카카오는 남궁 내정자의 주가 부양 의지에 차기 정부의 플랫폼 산업 규제 리스크 완화 기대감 등이 더해지면서 주가가 10만원대를 회복했다. 여러 사회적 논란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거둔 점 역시 한 몫을 했다. 8만원대 초반까지 밀렸던 1월 말과 비교하면 20% 이상 상승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의 마음을 잡으려면 결국 본업의 성적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 회복은 모멘텀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신작·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면 시장은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