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준석·안철수, 합당 논의 착수…관건은 '지분'

이준석 "3+3 실무협상단 구성해 합당논의"
통합공관위 운영키로…'안철수 몫'에 관심

입력 : 2022-03-24 오후 6:24: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회동을 갖고 합당 논의에 착수했다. 양당은 '3+3 실무협상단'을 꾸리기로 했다. 충돌하기만 할 것 같던 두 사람이 표면적으로는 합당에 공감대를 이룬 모습이다. 다만 6월 지방선거가 70일도 안 남았다는 점에서 공천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가 관건이 됐다. 이 대표와 안 대표 모두 공천 지분을 놓고 셈법 마련에 분주해졌다. 지도부 재배분도 두 사람을 괴롭힐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안 대표와 회동한 후 기자들을 만나 "합당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3+3 실무협상단을 구성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 당이 2인씩 모임을 만들고 새로 출범하는 정당의 정책엔 양당의 정신이 녹아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통합공천관리위원회를 통해 양당의 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해 공천심사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당 재정과 당직자 규모 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면서 "자세한 사항은 실무협상단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24일 오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의 인수위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 대표가 지난 22일 안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는 문자를 보냈고, 안 대표가 이튿날 수락하면서 회동까지 이어졌다. 회동은 약 30분 동안 이뤄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 3일 안 대표가 윤석열 당선인과 단일화를 전격 선언할 때 대선 직후 합당까지 합의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윤 당선인도 공동정부 구성을 강조한 데다 여소야대 정국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양당 간 합당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지방선거 공천권을 놓고 교통정리가 잘 되겠냐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안 대표는 윤 당선인의 대선 승리 기여 등을 이유로 일정 부분 '몫'을 챙기려 할 가능성이 높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의 단일화 선언은 대선 사전투표(4~5일) 전날 극적으로 성사됐다. 윤 당선인이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을 0.73%포인트, 24만7077표 차이로 어렵게 이겼다는 점은 안 대표 주장에 힘을 실을 수 있다. 물론 이 대표는 단일화 효과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오히려 단일화 역풍에 고전했다는 당내 의견도 있다. 
 
24일 안철수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8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결렬된 학습효과도 일단 두 사람의 조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 대표는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출마했으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고 후보 자리에서 물러났다. 약속대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키로 했으나 실무협상이 몇 달씩 시간을 끌다가 결국 결렬됐다. 당시 당명을 놓고 양측 간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기싸움에 돌입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이 대표는 흡수합당에, 안 대표는 당 대 당 통합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대표는 안 대표와 회동 후에도 이 부분을 언급하면서 "(합당 방식은)법적 용어이고, 같이 공감한 지점은 양당의 철학이 공유되고 시너지(를 내는) 합당"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 간 감정적 골이 깊다. 20대 대선 과정에서 안 대표가 후보 등록 당일 단일화를 전격 제안하자, 이 대표가 '부처님 손바닥 안 손오공' 사진과 함께 "역시나 했더니 역시나"라고 조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에도 이 대표는 안 대표의 조건 없는 후보직 사퇴와 윤 당선인 지지선언만이 유일한 단일화라고 압박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합당 논의가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이번에 홍준표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 논란에서 보듯 공천이라는 게 한 정당 안에서도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는데 합당까지 하게 되면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며 "다만 윤 당선인이 공동정부 이야기를 꺼낸 마당이어서 논란이 그렇게까지 공개적으로 크게 벌어질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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