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통화정책 정상화 우려에 연초부터 가파르게 하락하던 코스피가 이달 중순부터 반등의 기회를 잡고 있는 가운데, 특히 배터리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 하반기 게임주, 엔터테인먼트·미디어·콘텐츠 등 순환매로 지수를 방어해온 코스닥 지수였지만, 코스닥 내 주요 업종 중 하나인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주들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이유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 둔화로 소부장 종목들이 재평가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래프=뉴스토마토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이달 중순부터(15~23일) 반등을 시작, 900포인트를 회복하고 6.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3% 올랐다.
코스닥 지수가 선방한 건 최근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다소 낮아지며 성장주 투심이 일부 회복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달 초 코스닥 지수는 미국의 긴축 우려에 크게 출렁였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 투심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와 이달 중순 FOMC 회의를 거치며 불확실성이 완화된 것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월과 3월 미국 통화정책 이벤트를 거치며 긴축 경로가 구체화될수록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투자자 간 시각 차이가 좁혀졌다"며 "특히 Fed가 3월 FOMC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보다 1.2%p 하향조정한 2.8%로 제시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져 성장주가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닥은 대형주 대비 상대 이익 모멘텀 회복이 연초부터 이어져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견조하다"며 "이달 4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작년 코스닥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대비 90%를 달성하면서 이익 신뢰도도 제고됐다"고 평가했다.
코스닥 관련 지수들을 살펴본 결과, 3월 중순 이후 10% 이상 수익률을 낸 지수에는 코스닥 150 소재(12.74%), 일반전기전자(11.80%), 코스닥150 정보기술(11.27%), IT부품(10.10%) 지수 등이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공장 화재 등 악재까지 겹치며 지난 11월 57만5000원대 고점 이후 32만원대까지 내렸으나 최근 약 2개월 간은 저점에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2차전지 관련주들은 올 들어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전기차 생산 차질과 니켈·리튬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에 수익성이 악화됐으나,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이 둔화되면서 코스닥이 반등한 최근 가장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증가율이 낮아 업황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예상보다 낮은 공급 증가가 D램 수급 개선과 고정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수요 비수기를 지나고 있찌만 성수기인 2분기가 되면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투자 심리를 빠르게 회복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