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수도권 반입 쓰레기를 매년 10%씩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반입량을 초과로 반입정지와 가산금 부과 조치를 받았던 서울 일부 자치구는 반입량을 맞추려면 민간 소각장 동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4일 수도권매립지공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폐기물 매립 총량은 지난해 26만287톤에서 올해 25만1100톤으로 약 3.5%가 줄었다. 공사가 오는 2026년 인천 매립지 사용 종료 시까지 전체 반입량을 매년 5%씩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의 25곳의 자치구 중 17곳이 지난해 매립총량을 초과했다. 인천 수도권매립지를 이용하는 서울·경기·인천에서 지난해 매립 총량을 초과한 지자체는 모두 34곳인데, 이 중 절반이 서울에서 발생한 셈이다.
특히 강서·구로·영등포·동대문·양천 순으로 초과 분량이 많았다. 반입총량 초과분량에 따라 반입정지 기간은 5~10일로 차등 적용되고, 가산금도 비례해서 부과된다.
강서·구로구는 11억8700만원, 10억3700만원의 가산금을 각각 부여받아 서울 자치구 중 가장 액수가 크다. 동대문구의 경우는 10일간의 반입정지 기간을 5일씩 두 번에 나눠 적용받기로 하면서, 초과분 10% 이상을 민간 소각장에서 소각한다는 내용을 계약서를 공사에 제출한 상태다. 폐기물 초과 발생에 대한 책임은 발생지인 각 자치구에서 책임지도록 돼있다.
하지만 공사 측이 연간 매립량을 현행 5%에서 10%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서울에서 획기적인 폐기물 감축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사 측은 “2026년부터 시행하는 생활쓰레기 매립 금지에 대비해 연 5%의 감축률을 10%로 강화할 것을 검토 중”이라며 “지자체들은 소각시설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구가 많은 서울은 수도권매립지를 사용하는 3개 시·도 중에서 가장 많은 폐기물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서울의 매립 할당량 25만1100톤으로 정해졌는데, 이는 전체 매립량의 43.4%에 달한다.
반입량을 초과하면 가산금이 붙고, 이를 피하려면 폐기물 자체를 줄여야한다. 경기도 일부 지자체는 이미 할당량을 신청하지 않고 소각재 활용 방안까지 세운 상태다. 수원시는 폐기물을 전량 소각 후 이를 벽돌 원료로 재활용하겠다고 밝혔고 과천시는 소각재 50%를 수도권매립지에 매립하는 대신 나머지 50%는 벽돌 제조에 활용할 계획이다. 파주시는 소각재 전량을 자체 매립장 매립하고 군포시와 동두천시는 소각재 전량을 민간 매립장에 매립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는 마땅한 부지가 없다는 이유로 소각장 건립 계획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소각장 마련이 불투명하다 보니 소각재 활용 방안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우선은 폐기물 감축부터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감축이 더딜 경우 각 자치구가 비용을 들여 민간 소각장 이용을 늘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재활용 폐기물이 늘었으나 생활 폐기물 자체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제일 좋은 폐기물 정책은 감량 정책”이라며 “이에 더해 소각장 건립 부지 선정을 위한 입지선정위원회를 열고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