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북 ICBM, 신형 아닌 '화성-15형'"

국회 국방위에 현안보고…북 화성-17형 주장, 유언비어 차단·체제 안정 의도

입력 : 2022-03-29 오후 5:08:51
북한 조선중앙TV가 북한이 지난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과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방부는 북한이 지난 2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신형이 아닌 기존의 '화성-15형'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국방부는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서 "발사체는 2017년 발사한 화성-15형 ICBM 보다 정점고도와 비행시간이 증가하여 화성-17형처럼 보이나, 탐지된 비행특성을 정밀분석한 결과 화성-17형 보다는 화성-15형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공개한 발사 관련 영상 또한 이전의 화면과 뒤섞여 있다는 점도 화성-15형으로 평가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북한이 공개 보도한 영상 속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그림자가 서쪽으로 생겨 오전 8∼10시 사이에 촬영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발사시간인 오후 2시33분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발사 당일 장소인 순안 날씨는 구름으로 대부분 덮여 있었는데 영상에서는 청명한 날씨라는 점도 근거로 내놨다.
 
아울러 국방부는 화성-17형의 경우 백두산 계열 엔진 4개 묶음으로 엔진이 2개짜리인 화성-14·15형보다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데, 지난 16일 발사 실패 이후 북한이 8일만에 재발사해 실패 원인을 분석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에서도 한국의 분석과 평가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각종 한미 공조회의에서 미국도 한국 측의 분석기법과 평가 내용에 동의했다"며 "미국 측도 상세 분석을 진행 중이며, 화성-15형으로 단정하지는 않았으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화성-15형을 발사해놓고 화성-17형이라고 주장하는 의도에 대해 "대외적 측면보다는 대내적 고려 사항이 더 컸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진단했다.
 
국방부는 "(북한은) 지난 16일의 발사 실패 장면을 평양 주민들이 목격한 상황에서 유언비어 차단과 체제안정을 위해 최단시간 내 '성공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2017년 성공해 신뢰도가 높은 화성-15형을 대신 발사했다"고 밝혔다. 또 대외적 의도에 대해서는 "비행 제원을 기만해서라도 한국·미국과 국제사회에 ICBM 능력이 고도화되었음을 강변해 군사강국 지위 확보 및 협상력을 제고할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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