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 양대 패널업체인
LG디스플레이(034220)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시장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증설을 위해 올해 1조원이 넘는 재원을 투자하는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쉽게 증설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TV로 대표되는 대형 OLED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시장점유율은 90%가 넘는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투자에 착수한 셈이다. 올해 연말까지 약 1조4200억원의 자금이 파주공장 중소형 OLED 라인 증설에 투입된다. 내년부터 2024년 3월까지 1조8800억원이 추가적으로 투입되며 총 투자금은 3조3000억원 규모다.
이같은 증설을 통해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월 3만장 수준인 6세대 중소형 OLED 생산능력(캐파)을 2024년 월 6만장까지 2배 늘린다. 이는 6.45인치 OLED 패널 기준으로 연간 1억800만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애플과의 협업을 강화하며 OLED 공급량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에 들어가는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아이폰13 시리즈용 LTPO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독점 공급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모바일과 IT사업부를 통합해 중소형사업부를 출범시켰다. 모바일사업부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 IT사업부는 모니터·노트북·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각각 담당해왔으나 한군데 묶어 중소형 OLED 사업에 매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다. 시장분석업체 옴디아 집계 결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중소형 OLED 패널 매출은 약 250억달러(약 30조2500억원)로 전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중소형 OLED에 집중해왔던 만큼 대형 OLED 부문에서는 후발주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1월 대형 OLED 시장에 처음 진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TV 패널 생산량은 연 100만장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TV판매량인 약 4500만~5000만대의 2% 수준이다.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 공장에서 대형 OLED 추가 투자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현재 LCD 생산 라인이던 L8-1을 QD-OLED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가동중이지만 L8-2 라인의 활용 계획은 구체화되지 않아서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11월부터 대형 OLED 양산에 진입했기때문에 당분간은 추가적인 생산 능력 확대보다는 수율 안정화와 고객사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반면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대형 OLED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점진적인 증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서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의 대형 OLED 동맹이 임박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물량은 충분하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패널 출하량을 지난해 745만대에서 올해 1000만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