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임대차 3법이 제도 시행 2년도 안 돼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세입자들을 보호하겠다던 당초 취지와 달리 전세가격 상승과 전세의 월세화 등 시장 혼란만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임차인 주거안정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따르면 새 정부는 민간 임대시장의 기능 회복을 위해 임대차 3법에 대한 폐지·축소를 포함 주택임대차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
임대차 3법은 2년 임차 계약 후 추가 2년을 보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2020년 7월31일 시행)과 임대료 증액 상한을 이전 계약의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2020년 7월31일 시행), 계약 30일 이내 계약 사실을 신고하도록 하는 전월세 신고제(2021년 6월 1일 시행·2022년 5월 31일까지 계도기간) 등 3개 제도다.
문제는 오는 8월을 시작으로 기존 갱신권을 사용한 임차인들이 대거 양산된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 경기 등 기존 거주 지역을 유지하려는 임차인들은 당장 수억원씩 뛴 전셋값을 마주해야 한다. 임대차법 시행 후 시장에 매물이 줄면서 전세가격이 급등한 결과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362만원으로 임대차법 시행 시점인 지난 2020년 7월(4억6458만원) 대비 1억6904만원이 상승했다. 이는 현 정부 들어 임대차법 시행 이전까지 상승한 전셋값(8043만원)의 약 2배에 달한다.
표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추이 그래프. (표=뉴스토마토)
특히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집주인들은 신규 전세 매물을 대거 높일 가능성이 크다. 한번 계약에 최장 4년간 임대해야 한다는 생각에 임대 수요가 받쳐주는 한 전셋값을 최대한 올려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자금 여력이 있는 일부 임대인들은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할 경향이 높아 시장 내 전세 매물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때문에 인수위 부동산태스크포스(TF)는 임대차법 개선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TF 팀장은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차기 정부는 시장 기능 회복을 위해 폐지와 축소를 포함한 주택 임대차 제도 개선을 검토하되 충격에 따른 시장 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 추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인위적 시장개입의 부작용으로 인해 국민 거주 안정성이 크게 악화된 게 현 정부의 대표적 부동산 실패 사례로 파악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법무부도 지난 1일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임대차법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인수위에 보고했다.
반면 민주당은 임대차법이 임차인 주거안정에 기여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폐지할 법이 아니"라며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밝힌 상태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 갱신율을 보면 임대차3법 시행전 1년(2019년9월~2020년8월)은 평균 57.2%에서 지난해 5월 77.7%까지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초 80.0%, 송파 78.5%, 강동 85.4%, 서대문 82.5%, 은평 78.9%, 중랑구 78.9% 등으로 조사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임대차 3법에 대한 폐지·축소를 포함 주택임대차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 부동산에 붙은 아파트 시세표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