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위한 1차 예비비 안건이 이번주 안에 국무회의에 상정돼 의결될 전망이다. 이르면 오는 5일 국무회의에서 처리될 수도 있다. 안보 공백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건물 이전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고, 3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우선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5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필요한 일부 예비비가 상정, 의결될 것이란 관측에 대해 "오늘 상황에 따라서 내일 상정이 될 수도 있고, 만약 내일 안 된다면 주중에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서 (처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5일 국무회의 시작 직전 현장에서 바로 예비비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무회의 현장에서 긴급 상정으로 해서 바로 상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앞서 "국무회의 상정 계획이 없다"며 "잘못 전달된 이야기"라고 말한 것에서 기류가 급변했다.
다만 국무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요구한 예비비 496억원이 한 번에 처리되기보다 단기간에 집행할 수 있는 예산부터 편성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496억원의 이전 비용 가운데 국방부와 합참 건물 이전에 필요한 118억원을 제외하고, 300억원대 규모의 예비비 안건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달 20일 집무실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방부 청사 리모델링에 252억원, 국방부의 합참 건물 이전 118억원, 대통령경호처 이사 100억원, 한남동 공관 리모델링에 25억원 등 총 496억원이 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는 청와대 입장에 따라 국방부과 합참의 이전 비용이 1차 예비비에서는 제외됐다는 분석이다. 윤 당선인 측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양측의 갈등이 풀렸다. 무엇보다 이달에는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고, 북한도 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을 기념하는 태양절에 맞춰 고강도 무력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가 우선이라는 점에 양측 모두 뜻을 같이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 측은 안보 업무와 연관성이 적은 조직부터 순차적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공관 리모델링 등을 우선 진행하고, 한미 연합훈련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국방부와 합참 이전 등은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 측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예비비와 관련해 "실무부처들이 협의를 해서 기획재정부에 요청했고 어떻게 의결될지 기다리고 있다는 답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5일 국무회의에서 어떤 특정 액수가 상정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주는데 청와대와 현 정부가 알아서 해주실 일"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된 후 국방부와 합참 등 나머지 기능을 이전하는 2차 예비비 안건에 대해 실무협의를 진행한 뒤 다음달 초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무회의에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이 취임일인 다음달 10일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윤 당선인은 집무실 이전 기간 동안 한남동에 있는 현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사용할 계획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