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건 인재(人才)다. 수없이 많은 기업들은 인재를 찾기 위해 세계를 누빈다. <뉴스토마토>는 회사 성장을 이끌어가는 인재를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회사의 미래와 비젼을 점쳐본다. 잘 키운 인재 하나가 회사를 먹여 살린다는 고(古)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말처럼 인재를 통해 상장회사를 분석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외식 브랜드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디딤(217620)은 코로나 시국에 직격탄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본업인 외식사업의 실적은 쪼그라 들었고, 회사는 지난 2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디딤은 코로나 시국의 돌파구로 보유 중인 외식브랜드의 간편식 유통을 꺼내들었다. RMR(레스토랑 간편식)을 통해 올해 코로나 이전으로 실적을 회귀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간편식 사업부문은 올해 두배 이상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성과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간편식 브랜드 집쿡(Zip Cook)을 론칭한 이후 분기 마다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해당 사업부의 올해 연간 매출은 작년 매출의 두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디딤의 간편식 사업을 이끌고 있는 박성환 이사(프랜차이즈사업부 총괄·사진)를 인천광역시에 위치한 디딤 본사에서 <뉴스토마토>가 만났다.
박성환 디딤 브랜차이즈사업부 이사가 간편식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성남 기자
코로나 여파가 생각보다 무섭다. 회사가 2년 연속 적자 상태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본격 런칭한 간편식 사업의 성장은 가파르다. 디딤의 간편식 사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디딤은 연안식당과 마포갈매기, 백제원 등 16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외식사업이 코로나 충격파로 지난 2년간 정체하는 동안 성장을 위한 간편식 사업을 고민했다. 그 결과물이 본업에 간편식을 더한다는 계획으로 이어졌다. 이를 위해 간편식 브랜드 집쿡(Zip Cook)을 지난해 7월 론칭했다. 집에서 인지도 있는 브랜드의 음식을 즐기기 위해 연안식당의 꼬막장 등 12개 신상품을 출시했다.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오프라인 외식 브랜드의 실적 감소분을 보완하고 있으며, 집쿡은 출시 이후 매분기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하반기 월 매출 3억원을 넘겨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연 매출 목표는 작년 매출의 131% 수준인 51억원 규모로 잡았다. 현재 거리두기 종료가 가시화된 시점에서 일상회복의 원년인 올해 외식사업부의 실적 회복에 간편식 사업의 성장이 병행돼 올해 실적은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할 것으로 기대된다.
간편식 히트상품을 보여주고 있는 박성환 이사. 사진=최성남 기자
간편식 사업 진출은 신의 한수로 평가된다. 연안식당의 꼬막비빔밥을 집에서 즐긴다는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대형 프랜차이즈 전문업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디딤에 옮겨온 시점이 2014년이다. 당시 디딤은 공격적인 외식브랜드 확장을 진행 중이었다. 2017년 9월에 연안식당 1호점 브랜드 런칭을 완료했다. 현재 연안식당은 꼬막비빔밥이 유명하지만, 런칭을 위한 준비 과정에선 인천에서 유명한 밴뎅이비빔밥과 꼬막비빔밥 둘중에 어떤 메뉴를 주력으로 가져갈 지 고민했다. 횟집에서 회를 먹지 않는 소비층을 배려한 해산물 요리집이 베이스였다. 간장이냐, 초장이냐 소스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여기에 청양고추를 가미한 알싸한 맛까지 더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최고급 참기름을 넣어 향을 극대화했다. 결과물은 대성공이었다. 연안식당은 현재 꼬막전문점으로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메뉴의 파급력은 약화됐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RMR(레스토랑 간편식) 간편식을 준비하게 됐다. 특히 디딤은 백제원, 도쿄하나, 한라담, 연안식당, 마포갈매기, 고래감자탕, 고래식당 등의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해당 식당의 주력 메뉴를 RMR로 준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디딤 역사의 또 다른 한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박성환 이사. 사진=최성남 기자
유명 외식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간편식 사업의 가파른 성장을 점치는 요소로 판단된다. 간편식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현재 RMR 제품에서도 부추 꼬막장이 히트상품이다. 불대신 매꼼꼬막장, 꼬막전복장, 해산물 장류를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유통은 쿠팡, 마켓컬리, 헬로네이처, 현대 식품관 등에서 진행중이다. 롯데마트 등 메이저 유통사와 편의점, 홈쇼핑 등을 통한 매출 신장도 계획 중이다. 또한 지난해 꼬막장의 미국 수출 이후 신제품에 대한 현지 수요가 높아 본격적인 해외 수출도 검토 중이다. 장류가 히트 상품으로 분류되는 이유가 한국인의 식습관과 맞아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특히, 보관이 용이하고 냉동보관으로 1년간 가능하다. 간편식의 핵심은 보관과 편의성이다. 편의성이란 '한끼 뚝딱' 할 수 있는 메뉴인데, 연안식당의 꼬막비빔밥을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 앞으로도 히트 메뉴를 RMR로 꾸준히 출시할 예정이다.
디딤의 코리아 BBQ ‘MAGAL’ 매장. 사진=디딤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디딤 간편식의 해외 수출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들었다. 특히, 장류의 성장이 기대되는데, 해외 수출 관련 간편식과 브랜드 프랜차이즈의 확장 전략을 알려달라.
한국의 유명브랜드 음식을 해외 가정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K-푸드 열풍을 탄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에선 부추꼬막장, 홍콩에선 진소고기 전골 등 수출 이후 현지에서 반응이 좋아 꾸준하게 재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으로는 해산물, 수산물 상품의 품목을 늘려 수출하는 부분을 협의하고 있으며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등 동남아 시장에선 디딤의 전 상품을 대상으로 수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해외에서 디딤 브랜드를 운영 중인 해외 가맹 점주들의 소개를 통해 수출, 유통, 판매와 관련 현지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디딤의 새로운 해외 진출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미국은 직영점 형태의 진출로 시장에서 확장의 어려움이 있었는데 최근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확장 정책을 같이 진행할 새로운 파트너사를 발굴했고, 이를 통해 올해부터 공격적인 확장이 추진될 계획이다. 현재 디딤이 가장 주력으로 진출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마포갈매기의 현재 확고한 위치를 강화할 수 있도록 현지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디딤은 올해 안에 태국 1호점, 캄보디아 1호점, 파키스탄 1호점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에 추가 3개 매장, 싱가폴 2호점을 비롯해 미국 시장 확대 진출 등을 추진한다. 2022년은 해외 진출 시장 확대 원년이 될 것이다. 현재 디딤은 전 세계 10개국에서 42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안에 전 세계 매장 50개 달성과 동시에 2026년까지 전 세계 100개 매장 운영이라는 목표를 잡고 있다.
디딤의 신메뉴가 탄생하는 R&D 조리실 모습. 사진=최성남 기자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식당인 백제원, 공화춘, 도쿄하나 등이 디딤의 브랜드로 알고 있는데, 한 건물에 모여있다. 때문에 '디딤타운'으로 대중에게 회자된다. 한중일 3국의 요리가 한 건물에 모여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선택지의 확장이 간편식 사업에도 적용됐다고 들었는데 어떤 전략이 들어갔나?
디딤타운의 핵심은 한중일 3국의 요리를 한 건물에서 즐긴다는 점이다. 한중일 3국의 요리를 만드는 셰프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런 점이 메뉴 개발에 적용된다. 3국의 특색을 살린 요리에 퓨전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검증된 요리들이 간편식 개발로 이어진 점이 고객 호응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오프라인 고객을 통해 검증 받은 상품과 메뉴의 우수성이 간편식으로 이어지고, 우수한 셰프들을 통해 확보한 R&D(연구개발) 역량이 우수한 메뉴 출시로 이어지고 이를 또 오프라인에서 검증받고, 검증받은 메뉴가 RMR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한 게 디딤 간편식의 성장모델로 보면 된다. 오랜 시간 외식사업의 경력과 노하우를 갖춘 디딤의 역량이 집쿡 간편식 브랜드에 녹아 들었다.
마지막으로 적자 기조에 따라 회사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말해달라.
작년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제출을 통해 '적정' 의견을 받았다. 이를 통해 그동안 시장에서 우려하던 관리종목 이슈를 불식시켰다. 작년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지만, 영업손실, 법인세차감전손실, 당기순손실 등이 2020년 대비 괄목한 만한 수치로 감소했다. 단기차입금, 부채규모 역시 대폭 줄었다.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작년 11~12월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일상회복의 원년으로 지목되는 올해는 코로나 이전의 영업이익 수준으로 돌아갈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작년 대비 주가가 많이 하락했지만, (일상회복의 기대를 반영해) 최근 주가 흐름은 양호한 모습이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서 당장의 배당 또는 무상증자 등 실질적인 혜택을 주주에게 줄 순 없지만, 탄탄한 외식 사업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로 보답하겠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