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년 3개월만에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시가총액 1000조원을 회복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과연 1800선의 지지력이 얼마나 강할 것인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반응은 다소 신중한 편.
김지형
한양증권(001750) 수석연구원은 10일 "지수 전고점 돌파가 안착으로 이어지기까지 조금 더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예상밴드도 상단은 1820선을 유지하되 하단을 기존의 1700에서 1750선까지 상향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지수 상방은 유지되면서 하단이 올라 박스권이 좁혀질 것"이라며 매매 가능한 하단부를 1750선으로 제시했다.
또 "IT업종이 살아나야 지수의 의미있는 상승 추세가 이어질 텐데 최근 상황을 보면 IT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보단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활성화되는 양상이어서 주가 상승세는 예상에 못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로선 IT보다 화학과 철강업종 등 중국관련주 위주의 투자전략이 상대적으로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008560) 리서치센터장도 중국 등 이머징마켓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은 센터장은 "오는 27일 발표되는 중국 경기선행지수 등 중국의 경기회복과 관련된 지표들이 국내증시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중국 모멘텀이 살아날 경우 소비시장이 활발해지면서 화학과 철강 등 소재주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016360) 투자전략파트장은 이날 1800선 돌파에 대해 "박스권 밴드가 상향조정되는 과정"이라며 상단을 1830선까지 내다봤다.
오 파트장은 "다만 추석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전고점 돌파에 따른 차익실현 여부가 관건"이라며 "단기적으로 펀드환매 압력이 강하게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글로벌 주요 경기지표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인 가운데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중국의 경기선행지수 반등 등 조건이 따라준다면 내달(10월)에는 지수 1900선까지도 노려볼 만 하다"고 밝혔다.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증시를 한층 더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물시장에서 5000억원 넘는 주식을 산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4000계약 가까이 사들여 개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모두 소화하고 베이시스를 2포인트 목전까지 끌어 올렸다. 코스피200 선물·옵션지수도 장중 한 때 236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의 이같은 매수세는 지난 선물·옵션 동시만기 때의 주식(현물) 매도가 '만기 이벤트'에 불과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이 만기 때 스프레드를 통해 매입한 물량이 2만계약에 육박한다"며
"그만큼 지수 상승에 강하게 배팅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의 전고점 돌파 양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지수 상단을 1850선까지 올려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