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통일부가 8일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인 '해금강호텔'을 해체 중인 북한을 향해 "정부는 북한의 해금강호텔 일방 해체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를 즉각 중단하고 남북 협의에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금강산 관광은 남북협력을 상징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해금강호텔을 일방적으로 해체하고 있는 것은 상호존중과 협의에 입각한 남북 공동노력의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방 투자자 자산의 보호라는 남북 당국 간 합의는 물론, 모든 사안을 서로 협의해서 해결해 온 사업자와의 신뢰에도 명백히 위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 일대를 시찰하면서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한 바 있다. 북한은 그해 12월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2020년 2월까지 금강산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면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북한은 2020년 1월 코로나19 전염 위험을 방지하고자 시설 철거를 연기한다는 통보문을 보내오며 현재까지 협의가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해금강호텔 철거에 착수해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정황이 민간 상업위성 촬영을 통해 포착됐다. 정부는 지난달 초 북한의 호텔 철거 정황이 알려지자 사업자 측과 현지 상황 파악에 들어갔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충분한 설명과 협의를 요구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차 부대변인은 "우리 측의 충분한 설명 요구와 협의를 시작하자는 정당한 제안에 북한이 전혀 응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북한은 해금강호텔 해체에 대해 우리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에 조속히 호응해 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사업자들과 긴밀히 협의해 우리 국민들의 재산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