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엔데믹 예고에…"제2의 '팍스로비드' 나와야"

김 총리 "세계 첫 엔데믹 전환 국가 기대"
전문가들 "진료체계 갖추고 약 확보해야"

입력 : 2022-04-11 오후 4:00:16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이 점차 내리막길을 걷자 정부가 엔데믹 카드를 매만지고 있다. 당국은 '포스트 오미크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점차 일상으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진료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데다 치료 옵션도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만928명 늘어 누적 1542만4598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지난 2월22일 이후 48일 만에 10만명 밑으로 내려갔다. 주말을 맞아 검사가 줄어든 영향에 최근 유행 감소세가 맞물리면서 확진자 발생도 적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 발생이 감소폭을 그리자 정부는 엔데믹 전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엔데믹은 감염병이 특정 지역에서 꾸준히 발생하는 단계를 뜻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정의를 보면 감염병은 확산과 치명적인 수준에 따라 총 여섯 단계로 나뉜다. 이 중 가장 높은 단계는 팬데믹이다. 엔데믹은 감염병이 풍토병처럼 자리잡았을 때 선포되는데, 말라리아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엔데믹 가능성이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일 "우리나라가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본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김 총리 발언을 전후로 당국은 점차 방역 수준을 완화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날부터 중단된 보건소 선별진료소 신속항원검사가 대표적이다. 당국은 동네 병·의원의 검사건수 확대를 선별진료소 신속항원검사 중단 이유로 들었다. 이 밖에 당국은 '사적모임 10인·영업시간 밤 12시'가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과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체계 발표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일상회복 관련) 논의는 진행되고 있다"라며 "구체화하면 공유하겠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무료로 실시했던 신속항원검사가 중단된 1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이비인후과 입구에 신속항원검사 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연합뉴스)
당국이 특정 시점에 엔데믹으로 전환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일상 수준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고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데다 사망자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선이나 환기, 감염 예방조치가 완비되고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투약 시스템을 갖춘 의원들을 체계적으로 엄선해서 준비해야 한다"라며 "사망자도 하루에 300명씩 나오는 상황이라 사망률도 줄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에 걸리면 가까운 병의원에 가서 신속하기 진단을 받고 신속하게 약을 받아야 엔데믹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지금은 갈 수 있는 병원과 약국도 정해져 있어 엔데믹이라고 정의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시 자택에서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엔데믹 조건으로 여겨진다. 현재 코로나19 환자가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화이자 '팍스로비드'와 MSD '라게브리오'뿐이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간주한다고 하는데 '타미플루' 같은 약이 없으니 독감처럼 치료는 안 되는 상황"이라며 "2009년 신종플루 팬데믹이 계절독감화했을 당시와 같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정기석 교수는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치료의 방법들이 많지도 않고 약들이 대단히 제한적"이라며 "지금보다는 훨씬 더 다양한 약들을 모든 의사들이 필요하면 처방할 수 있도록, 또 모든 환자들이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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