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3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놓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검찰의 '중재자 역할'을 하기에는 "이미 판이 다 저질러졌다"며 양측 입장을 조율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박 장관은 이날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되기 전에 검찰이) 이미 조직적 개입을 했고, 벌써 그런지가 꽤 오래됐다"며 검찰이 공개적으로 법안에 반대한 순간부터 장관으로서 자신이 양측 입장을 중재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일 김오수 검찰총장과 면담에서 했던 "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물었다"는 말을 인용하며 김 총장이 박 장관을 너무 늦게 찾아왔다는 뜻을 암시했다.
박 장관은 앞서 지난 11일 출근길에서 "대검을 중심으로 검찰이나 법무부 검찰국이나 저하고 긴밀히 상의하고 그럴 틈도 없이 이미 입장들이라는 게 전 국민들에게 언론을 통해서 다 공개가 됐다"며 "최근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법무부 장관이 어떤 역할을 하기에는 너무 제 입지가 좁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과 관련해 개선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거대담론인데 지금 단편적인 것만 이야기해서 될 게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박 장관은 이어 "내일 법사위로 열리는 것 같고 하니 그 때 법사위원들께서 물어보시면 이런저런 소회를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정했다. 민주당은 4월 국회 안으로 법안을 처리하고, 오는 5월3일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이를 공포할 계획이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