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일리톨 오리지날 껌. (사진=롯데제과)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롯데 자일리톨 껌이 식약처의 일반식품 기능성 인증을 받고 치아 효능을 다시 내세울 수 있게 됐다. 충치 예방 효과를 내걸었다 2017년 과장광고로 발목을 잡힌 지 5년 만이다.
13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롯데제과(280360)는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롯데 자일리톨 오리지날’ 껌 제품에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심의 결과를 최종 통보 받았다. 올해 롯데제과는 ‘자일리톨 오리지날 껌’ 제품에 기능성 성분인 자일리톨이 52.2g 들어있고 1일 섭취 기준량은 5~10g이라는 내용을 담아 식악처에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 심의를 신청했다.
일반식품 기능성표시제는 일반 식품이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췄거나 건강식품기능에 쓰는 29종의 기능성 원료를 썼을 경우 이를 표시하는 제도다. 그간 건기식을 중심으로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었으나 2020년 12월 식약처가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를 시행하면서 일반 식품으로 규제가 풀렸다.
이번 결과에 따라 향후 출시되는 롯데 자일리톨 오리지날 껌 제품 포장지에는 기능성 성분함량(자일리톨 52.2g)을 비롯해 ‘치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자일리톨 함유’라는 기능성 문구를 표시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자일리톨로서 5~10g’이라는 1일 섭취 기준량도 표기된다. 이 문구가 적용된 신제품은 이르면 내달부터 시장에 유통될 것이란 게 롯데제과의 설명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번달 초에 식약처에서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심의 결과가 나온 만큼 추후 (자일리톨 오리지날 껌) 제품에 (기능성 문구를) 넣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문구가 추가된 제품은)빠르면 5월 정도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가 자일리톨 오리지날 껌 제품에 일반식품 기능성 인증을 받은 배경은 2017년 일어난 과장광고 논란과 관련이 깊다.
지난 2000년에 출시된 자일리톨 껌은 20여년 동안 2조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롯데제과의 히트작이다. 출시 초기 ‘치과의사가 추천하는 충치 예방 껌’이라는 역발상 마케팅을 앞세워 판매 돌풍을 일으켰다.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껌은 최단기간 1위 브랜드 달성, 최단시간 매출 100억원 돌파 등 신기록을 수립한 데 이어 2002년과 2003년 연속으로 매출 1800억원을 기록했다. 경쟁 제과업체에서 자일리톨을 활용한 유사한 껌 제품을 쏟아냈지만 시장 점유율 70%라는 압도적 성과로 ‘국민 껌’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2017년 롯데 자일리톨 껌은 과장광고로 발목을 잡혔다. 출시 초기부터 앞세워왔던 ‘충치 예방’을 두고 감사원의 과장광고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초 2004년 보건복지부는 자일리톨을 ‘개별인정형 원료’로 승인하면서 제조업체는 충치 예방이라는 문구를 쓸 수 있었으나 이후 주무부처가 식약처로 넘어갔고 감사원이 식약처에 대해 과장 광고를 묵인했다고 지적하면서 더 이상 ‘충치 예방’이라는 문구는 쓸 수 없게 됐다.
이에 롯데제과는 지난 2017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자일리톨 껌에 대해서 충치 예방 등 치아 효능을 강조하지 않는 대신 ‘100% 핀란드산 자일리톨’, ‘소중한 치아를 위한 똑똑한 습관’이라는 문구를 표시해왔다.
또 BTS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스마일캠페인’ 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자일리톨 껌이 식약처의 일반식품 기능성 인증을 받고 제품 포장에 ‘치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표기할 수 있게 되면서 자일리톨 껌 마케팅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출시 당시 때부터 써왔던 마케팅 포인트를 합법적으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 안정적이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