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달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7000억원가량을 팔면서 2개월 연속 순매도 흐름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데 따른 결과다.
또 채권 자금은 순유입세가 지속됐지만 유입폭이 크게 둔화되며 전체 증권 투자자금이 5개월 만에 순유출 전환됐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39억3000만 달러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개월 연속 순유출된 것으로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1212.1원)로 환산 시 규모가 약 4조7000억원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 자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순유출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은 작년 11월부터 3개월 연속 순유입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 여파로 순유출 전환된 후 2개월 연속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채권자금은 내외금리차 축소 등 여파로 순유입이 2월 34억9000만 달러에서 지난달 5억4000만 달러 규모로 둔화됐다. 15개월 연속 순유입세다.
이로 인해 지난달 주식과 채권을 합한 전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33억9000만 달러로 순유출로 바뀌었다. 증권투자자금은 그동안 4개월 연속 순유입세를 기록해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종가 기준 1233.1원으로 지난 2월 말(1202.3원) 대비 2.5%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 연준의 긴축 강화 기대, 우크라이나 사태, 유가 급등 등으로 지난달 15일 1242.8원까지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월평균 국제유가는 2월 배럴당 91.7달러에서 3월 배럴당 108.5달러로 18.3% 뛰었다.
이후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군사력 제한 등을 전제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휴전 및 러시아군 철수 등에 대한 합의 등이 진행되며 지정학적 긴장이 일부 완화됐다. 이에 투자심리가 다소 개선되면서 상승폭이 축소됐다.
3월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폭은 전월 대비 상승했다. 3월중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6.9원으로 한 달 전(3.1원)보다 높아졌다.
원·달러 외환스왑레이트(3개월)는 지난 11일 기준 0.02%로 한 달 전 대비 0.23%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은행의 여유 외화자금운용 등에도 불구하고 내외금리차 축소,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 목적 외화자금 수요 등으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 간 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95억2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35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지난달 국가 신용 위험도를 보여주는 외평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0bp(1bp=0.01%포인트)로 전월(27bp)보다 소폭 올랐다.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39억3000만 달러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