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국내 주택시장이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훈풍이 불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마냥 웃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관리 기조가 강화된 데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사업 악화가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실적 기대치를 낮추면서도 원가 관리 등 수익성 방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다만 실제로 번 돈에 해당하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매출액에서 세금 등 회사가 지출한 모든 비용을 뺀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조1868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545억원) 대비 32.36% 감소할 것으로 나왔으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3447억원으로 0.73% 증가에 그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연탄 가격이 폭등하며 국내 건설현장에선 시멘트 수급난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른 안전강화 기조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들은 톤 당 9만3000만원인 시멘트가격에 대해 톤당 11만원으로 20%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건설사 1분기 실적 전망치. (그래프=뉴스토마토)
건설사별로 보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의 순익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225억원으로 업계 1위로 점쳐졌지만, 전년(8867억원)에 견주면 절반 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DL이앤씨의 순익은 1746억원에서 1290억원으로 26.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대건설과 GS건설 순익 추정치는 각각 1623억원, 13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씩 떨어질 것으로 점쳐졌다. 대우건설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1분기 대우건설의 순이익은 1183억원, 영업이익은 179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0.0%, 21.6%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20대 대선 이후 재건축 확대 기대감은 푸르지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에 긍정적인 이슈”라면서도 “최근 계속되는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국내 주택부문 매출과 원가율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순익은 1217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32%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지만 영업이익은 1074억원으로 9.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의 순익은 1015억원에서 1019억원으로 0.4% 증가할 것으로 나왔다.
김기룡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주택·건축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 성장과 신사업의 점진적 가시화를 고려하면 건설업종 투자포인트는 유효하다”면서도 “철근·시멘트 등 주요 원자재 가격 부담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건설현장 원가 상승 우려는 이익 감소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어 “주요 원자재인 철근, 시멘트 등 비용이 전체 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편차가 있지만, 약 10~20%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라며 “올해 1분기 실적은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보였던 국내 주택·건축부문의 원가 관리와 수익성 방어가 실적 추정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